일본 AV기기업체들이 오디오기기 판매가격 하락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필사 의 노력을 벌이고 있다.
일본오디오시장은 최근 4년간 판매액기준으로 연률 20%의 추세로 축소되어 왔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AV업계는 그동안 생산체계의 해외이전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는 국내산업공동화라는 문제로 연결돼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업체들은 또 다른 방안을 찾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CD체인저의 탑재. 이것은 여러개의 CD를 연속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CD체인저를 가정용 오디오기기에 탑재하는 것으로 제품가격 상승이라는 인상을 주기쉽다.
CD체인저탑재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일본빅터. 금년말까지 가정용 오디오 기기의 국내판매대수중 30%를 CD체인저 탑재 모델로 할 방침이다.
다른업체들도 이에 못지않게 활발하다. 파이어니어는 "가격 하락에 대한 대안 이라는 명분으로 미니컴포넌트에 체인저50매를 탑재한 "셀피 백 X-B501" (12만9천8백엔)을 지난 5월부터 발매했다. 소니도 "CD 체인저는 단가 상승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탑재모델을 가능한 한 늘린다" 면서 이에 주력할 방침임 을 시사하고 있다.
이밖에나카미치사도 오디오기기 판매를 CD체이저를 축으로 조정하고있다.
업체들의이같은 움직임은 오디오기기 수요자들의 CD보유대수가 증가하고 있는 데에 주목하면서 제품제조의 목표를 세우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다.
또하나의 흐름은 CDG(CD그래픽스)대응을 통한 오디오기기의 영상화이다. 이같은 움직임의 선두주자는 아이와. "94년은 CDG대응의 미니 컴포넌트 판매에 주력한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며 4만엔대의 저가 미니 컴포넌트에까지 CDG대응기능을 탑재했다.
일본빅터는오는 가을이후 CDG대응 제품을 카세트라디오나 마이크로컴포넌트 등 모든 기종에 투입해 금년중 가정용 오디오기기판매대수의 15% 정도를 CDG대응기화할 계획이다.
마쓰시타전기산업, 소니등도 마찬가지로 CDG대응기를 늘리고 있어 올해 CDG 대응 가정용 오디오 기기의 출하대수는 전년실적의 두배정도인 1백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이같은 CD체인저나 CDG기능의 보강만으로는 대폭적인 단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CDG대응으로는 5천~1만엔, 체인저탑재의 경우는 1만엔전후의 가격상승밖에 기대할 수 없다. 관련업체들도 "CD체인저나 CDG대응은 약간의 가격상승 효과만 가져다 줄 뿐, 시장전체의 활성화에는 연결되지 않는다" 며 한계를 시인한다.
이를배경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은 MD(미니디스크)플레이어 탑재기나 직경 12cm로 최대 74분의 동화상을 재생할 수 있는 비디오CD대응기다. 이미 마쓰 시타가 지난 4월에 비디오CD대응의 미니컴포넌트 "SC-VC10"(12만5천엔) 을 발매했으며 일본빅터도 오는 가을 동종제품을 출시한다.
또MD 탑재기에서도 선두 소니에 이어 켄우드. 일본빅터 등이 판매에 나서고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러한 기능경쟁에 집착하는 업계의 체질에 문제가 있다고 경고하는 소리도 적지 않다. 사용자가 없는데도 개발 경쟁에만 몰두한 결과 결국 "소리를 듣는다"는 문화가 가꾸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황폐화되었다 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일본오디오협회 나카시마회장은 "지나치게 일상생활에 밀착된 제품이 투입된 결과, 인간이 소리에 대해 본래 가지고 있는 감동이 퇴색되고 있는 것 같다"며 관련업체들이 벌이고 있는 기능위주의 제품화경쟁에 의문을 제기한다. 88년 4천억엔이었던 일본 오디오기기시장이 지난해 1천4백50억엔으로 축소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오디오 일본의 부활"을 책임질 AV업계 일각에 서 제기되고 있는 기능 지향에 대한 경고가 향후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 귀추 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