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전성기는 다시 올 것인가.
90년대들어 계속되는 적자의 늪에서 신음하던 공룡 기업, 미 IBM은 올해 들어 완전히 경영 회복의 기운을 되찾고 있다.
지난해까지경영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인력감축"을 비롯해 어두운 소식들 만을 전해왔던 IBM은 올해 1.4분기에 이어 지난 6월까지의 2.4분기에도 흑자 를 기록하면서 활기찬 새출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IBM이 이전처럼 성장의 전기를 마련할수 있을 것인가하는 점으로 모아지고 있다.
최근들어 IBM은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컴퓨터 환경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며 각 사업 부문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IBM의 움직임은 바로 세계 컴퓨터 산업을 앞서서 이끌었던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전략들로 풀이되며 이것의 성공여부는 또다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7월초 IBM의 루이스 거스너 회장은 뉴욕 힐튼 호텔에서 고객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IBM의 향후 전망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이날의 주제는 사실상 IBM의 대형 컴퓨터 사업 부문에 대한 앞으로의 전략을 밝히는데 초점 이 맞춰졌다.
거스너회장은 이자리에서 "메인프레임의 시대는 갔다"는 업계의 분석에 대해 과감하게 반박했다. 메인프레임의 시대는 결코 끝나지 않았으며 IBM 역시 메인프레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주장을 설득력있게 폈다.
그리고그 자리에 참석했던 자사의 고객들에게 "여러분들이 메인프레임을 외면한다면 우리의 사업은 생기를 잃고 만다"며 간곡하게 IBM의 향후 메인프레임 전략을 지원해줄 것을 부탁했다.
거스너회장은 흔히 "공룡"에 비유되고 있는 메인프레임과 IBM의 부활을 역설하기 위해 "타라노사우러스 렉스" 공룡이 화려하게 그려진 티셔츠를 들고나왔으며 그림 밑에는 "메인프레임 렉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거스너 회장이 IBM은 계속해서 메인프레임 사업을 살려 나갈 것임을강도 높게 알리려 했던 것은 메인프레임이 IBM 전체의 사업부문에서 차지 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메인프레임사업부문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40%라는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아직까지 메인프레임 사업은 IBM에서 가장중요한 부문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메인프레임과 관련 소프트웨어서비스부문 은 IBM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했으며 이익의 절반을 기록했을 정도다.
때문에투자자들에게 올해 흑자전환을 약속했던 거스너 회장으로서는 비중이 높은 메인프레임 사업의 성패 여부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IBM은앞으로도 계속해서 엔터프라이즈 컴퓨팅(기업 컴퓨팅) 시장을 겨냥한 메인프레임을 개발해 나간다는 기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IBM이 개발해왔던 메인프레임이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컴퓨팅의 중심 축이 돼가고 있는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에 맞는 시스템을 개발, 공급한다는 전략 을 세우고 있다.
IBM이최근 발표한 메인프레임 라인은 초병렬처리 기술에 바탕을 둔 것으로PC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프로세서를 여러개 모아 병렬처리함으로써 보다 싼 가격에 고성능 제품을 공급할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IBM은 이처럼 새로운 기술에 바탕을 둔 신제품으로 메인프레임 시장을 공략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최근들어IBM의 전성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IBM이그 어느때보다도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시장 상황은 IBM에 유리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IBM의 주력 부문인 메인프레임 시장은 지속적으로 경기가 하락하고 있으며 당분간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 은 올해도 메인프레임 시장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고, 95년 역시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PC시장에서도 IBM의 판매는 증가했지만 컴팩 컴퓨터사 등 전문 PC 업체 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IBM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들어 연속 2분기 동안IBM은 미국 및 세계 PC시장에서의 1위 자리를 컴팩 컴퓨터에 내주고 말았다.
IBM은보다 융통성있는 정책 운영을 필요로하는 PC시장 흐름에 대처 하기 위해 최근들어 PC 사업부문에대한 대대적인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까지플로리다주 보카 레이튼의 연구.개발 부문과 노스 캐롤라이나주 랠 리의 생산 부문 등으로 나누어져 있던 PC 사업부문을 랠리 지역으로 통합 하고 인원 감축을 결정하는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공룡의 부활"을 선언했던 거스너 회장의 다짐은과연 얼마 만큼의 실현 가능성을 가지게 될 것인가. 그 해답에 IBM의 미래가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