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산 SW 대학교재의 채택

금성소프트웨어가 개발한 "하나DB프로 2.0"이 전국 70여개 대학에서 전산학 과 데이터베이스 전공 및 교양과목 교재로 채택됐다고 한다.

이제까지일부분야를 제외하고는 품질이나 성능면에서 외산제품에 비해 열세 를 면하지 못해 일반사용자들이나 대학들로부터 환대를 받지 못했던 국산품 이 교재로 채택된 것은 대견한 일이다.

이번국산SW의 교재채택은 지금까지 데이터베이스분야의 세계 표준으로 부동 의 위치를 확보해 온 미 블랜드사의 "d베이스"와 성능면에서 동등한 수준에 올랐음을 대변해 주는 소프트웨어업계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이제까지"d베이스"는 대학의 전산관련학과는 물론이고 일반 사용자들도 데이터베이스분야의 고전처럼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이번에"하나DB프로2.0"이 대학교재로 채택된 것은 국내 업체들에게 좋은 교훈을 주고있다. 우선 우리만의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제품개발에 열중하면 외 산제품과 조금도 손색이 없는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동안대다수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우수한 제품을 개발해 품질로 외산제품에맞대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지나치게 사용자들의 국산애호에 호소 하거나 변칙적인 방법으로 제품을 싸게 판매해 시장질서를 흐트러놓는결과를가져와물의를빚기도했다. 이런 점에서 금성소프트웨어의 "하나DB프로2.0"은 품질과 성능이 우수 하면 시장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재삼 확인해준 본보기다.

"하나DB프로2.0"이교재로 채택된 가장 큰 원인은 "d베이스"가 전문 사용자 들을 염두에 둔 것과는 달리 전체적인 제품구성에서 초보자나 전문사용자 및개발자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명령어없이 간단한 메뉴기능만으로 자신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단위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만큼 사용법이 간단해 초보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미 일부 대학들은 강좌를 개설해 여름방학동안 강의를 하고 있어 앞으로이 제품을 교재로 채택하는 대학들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번 국산제품의 대학교재채택을 보면서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앞으로제품을 개발할때는 여러 사용계층의 욕구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도록 충분 히 배려해야 한다는 점을 우선 지적하고 싶다. 그동안 비슷한 성능을 가진3 4개의 제품이 "하나DB프로2.0"보다 먼저 개발됐으나 개발자나 전문 사용자 들을 도외시한채 일반사용자들만을 목표로 했거나 일부 기능이 미흡해 시장 경쟁에서 뒷전으로 밀린 사례가 있다.

"하나DB프로2.0"은또 각종 제품의 단점을 보완하고 사용자들의 욕구를 파악 해 이를 제품에 반영했다고 한다. 제품이 경쟁력을 지니려면 금성소프트웨어 처럼 우선 취약보완의 원칙에 따라 사용자들의 요구를 세심하게 파악하고 이를 만족시켜 주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사용자들이 외면하는 제품은 지속 적인 시장확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은소프트웨어업체들은 지금보다 신기술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신제품은 오랜 기술축적없이는 개발이 어려운 것이다. 갈수록 제품수명주기가 짧아지는 소프트웨어시장에서 그때 그때 사용자 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내놓지 않으면 뒷전으로 밀리게 마련이다. 현재 국산제품은 한글워드프로세서분야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경쟁력을 지닌 제품이 없다. 이로 인해 대다수 분야를 외국 제품들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국산제품과의시장경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유수의 외국 업체들은 "하나 DB프로2.0"을 따돌리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만약 금성 소프트웨어가 제품의 성능이나 품질을 지금보다 더욱 향상시키지 않고 교재 로 채택된 것에만 만족한다면 경쟁대열에서 탈락할 수 있다.

국내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는 우리가 모두 만든다는 자세로 제품개발에 나서야 한다. 소프트웨어는 유망분야중 의 하나며 정보화시대의 핵심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미 삼성전자의 경우 소프트웨어사업을 오는 96년까지 현재의 PC사업규모로 확대 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 다른 기업들도 소프트웨어를 주력 분야로 육성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국산품의 교재채택이 국내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재도약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