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공부문 정보화 사업에 민간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민간투자는 아직 공기업이라 할 수 있는 기업들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국가기간 전산망 사업이 정부예산에 철저히 의존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전혀 새로운 양상으로 주목되고 있다.
국가기간전산망의민간투자는 지난 92년말 무역자동화 지정사업자인 한국 무역정보통신이 관세청 해상화물 통관자동화시스템 구축사업에 투자하기로 함에 따라 불이 당겨졌으며 최근에는 의료보험연합회의 의료정보망에 한국통신 이 참여 하고 상공부의 산업정보망 사업에 세일정보통신이 각각 참여 하기로 한 상태다.
또한해상 화물 통관자동화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무역정보통신이 항공화 물자동화사업에도 추가 투자할 계획이며 특허청도 특허전산화 사업에 민간투자를 유치할 예정이어서 공공전산화사업의 민간투자는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 다. 한국통신의 경우 보사부 국민복지망 사업중 의료보험부문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의료보험EDI(전자문서교환)망 시범사업을 의료정보망(MEDI-NET)이란 명칭 으로 단독투자해 벌이고 있다.
한국통신은이에 따라 30억원 이상을 투자, 내년 1년간 의료보험연합회와 서울지역 종합 병원.병원.의원 등 1백개 의료기관을 연결해 의료보험업무를 EDI로 주고받는 시범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전의자회사인 세일정보통신 역시 최근 상공부가 추진하는 산업정보망사업 의 전담사업자로 지정됨에 따라 오는 97년까지 5백90억원을 투입, 상공부 산하기관 및 단체.기업을 네트워크로 연결, 각종 산업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한국무역정보통신은 관세청의 해상화물 통관자동화시스템 구축에 2백30 억원을 투자하기로 한데 이어 항공화물 통관자동화시스템 구축사업에도 참여하기로 하고 관세청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특허청도 오는 98년까지 추진하는 특허전산화사업의 총예산 1백76억원 중 정부예산을 제외한 1백76억원 을 민간투자로 유치, 해결할 계획이다.
이특허전산화 사업은 특허정보에 대한 수요가 많은 점을 감안, 민간투자 유치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일단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최근 국가기간전산망 사업에 민간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국가 기 간전산망 사업이 선투자 후정산방식에서 매년 사업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일반회계에 의한 추진방식으로 바뀜에 따라 해당사업의 추진기관이 부족예산을 메우기 위해 민간자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정보화사업에 민간자본이 참여하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바로 정부의 예산부족을 보완해 줌으로써 지속적인 사업추진을 가능케 하고 또 더욱 촉진 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제1차행정전산망사업이 데이콤의 선투자에 의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던데 비해 제2차 행망사업은 각 부처마다 매년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이같은 민간참여 확대를 보는 시각이 아직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특히 순수 민간기업들은 현재 기간망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사실 상의 공기업이어서 순수 민간기업들의 참여 여지를 오히려 줄여버릴 수 있으며 이들 기업의 참여가 아직 정확한 사업성 평가에따른 결정이 아니라 정책 적인 차원에서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있다.
즉한국통신이 추진하는 MEDI-NET사업의 경우 한국통신의 선투자가 없었다면민간 SI업체에 배정될 몫이라는 지적이며 이에따라 최근 KT의 이 사업에 대해 민간SI업체들이 집단 반발하는 사태가 있기도 했다.
한전계열의 세일정보통신이 추진하는 산업정보망의 경우도 6백억원 가까운엄청난 투자를 하는 배경에는 이 사업이 단지 사업성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며 그동안 정보통신 사업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한전 전략의 일환이라 는 분석이 많다.
따라서이들 공기업의 투자는 바로 전화.전기료 등 공공요금의 인상 효과를 가져와 결국 국민의 부담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기도한다. 한 관계자는 "어차피 이런 대담한 투자가 수익성을 따지는 순수 민간기업 차원에서 이루어지기는 아직 어려운 상태여서 공기업 중심의 투자가 공공 정보 화를 촉진하는 데는 기여할 것"이라며 "다만 이런 부작용을 막기위한 순수 민간기업과의 역할분담 방안의 논의는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