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자동차산업과 함께 일본의 고도성장을 뒷받침해 온 가전산업이 전환기 를 맞고 있다. 90년을 정점으로 업계의 총생산액은 3년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 이제 4년째에 접어들었다. 업계의 생산액은 91년 11월부터 31개월 연속 전년동기 실적을 밑도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단일 상품에서는 광폭TV나 스테인리스조 전자동세탁기등의 히트상품도 나오고 있다.
한편85년 플라자 합의이후의 엔고대응책으로 추진해 온 생산체제의 해외 이전은 자국내산업의 공동화 라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켰다. 소비불황의 영향 을 정면으로 받은 업계는 94년 1.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해결 해야할 과제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전환기의 일본가전산업을 4회에 나눠살펴본다. 거품경제의 붕괴로부터 만 3년을 경과하며 재도약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일본가전 업계이지만 과거의 대량생산이나 대량소비와 같은 고도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요즘의 저성장시대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지구환경보호 차원에서 결정된 특정프레온의 사용폐지는 냉장고나 에어 컨에 커다란 문제를 던져 주고 있다. 또 장래의 자원순환형 사회를 고려하면 백색가전의 재활용도 피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닐수 없다.
특히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생산체제의 해외이전. AV제품을 중심으로 한 생산이전은 90년 이후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생산이관은 국내산업의 공동화, 고용불안이라는 문제를 업계에 안겨주고 있는데 그 부담이 매년 가속화 되고있는 실정이다.
이의 대표적인 품목은 컬러TV. 지난해 수입대수가 3백78만5천대로 수출 3백 27만9천대를 웃돌았다. AV제품의 적자해소책으로 생산체제를 해외로 이전 하고 있는 산요전기는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의해외이전은 동시에 부가가치가 해외로 옮겨간다는 것도 의미한다.
이에따라 산업공동화를 우려하는 소리가 가전업계에 팽배해지고 있다. 샤프 의 한 관계자는 "생산거점을 해외로 이관하는 것은 국내산업의 공동화로 연결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경제력을 약화시킨다. 일본은 현재 1천3백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지만 장래에는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거품 경제의 붕괴는 실질임금의 저하, 소비자 구매욕구의 위축, 소비 불황을 야기시켰다. 또한 여기에 엔고에 의한 수출경쟁력의 저하, 해외로의 생산이 전, 수입품의 확대가 연결되면서 결과적으로 일본의 생산력이 약화되는 구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이 보다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분야로가전 산업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해외로 생산을 이전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것이 현재 가전업계가 처한 상황이다.
마이너스성장의원인이 되고 있는 가격하락은 양판점의 저가경쟁을 중심으로 한층 심화되고 있다. 대형 양판점은 가전제품의 PB(자가브랜드)상품의 개 발을 모색하기 시작한 데다 오픈 프라이스의 문제도 새롭게 제기되는등 유통분야의 변혁이 혼란을 더해 가고 있다. PB문제는 소비자에 대한 책임이란 점에서는 제조물책임측면에서도 검토될 필요가 있고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새로운 경비부담이 되는 것이다.
또제조업체에서는 히타치처럼 저가제품의 제2브랜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나타나고 있어 유통분야의 앞날은 사실상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최근 각종 매체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멀티미디어에 대해 가전업계 는 대단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소프트웨어업체를 매수하거나 미국기업과의 제휴를 모색하는등 다양한 형태로 접근해 가고 있다.
그러나수십조엔에 이를 것이라는 시장규모에 대한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반면에 기반설비의 정비는 미국에 비해 크게 뒤져 있다.
또멀티미디어시대를 겨냥한 많은 상품이 현재 판매되고는 있지만 제조 업체 의 수익에 기여하게 되기까지는 좀더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일본 가전업계에 간간이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최악의 상태는 벗어났다는 느낌을 준다. 경기 회복을 위한 업계의 움직임이 이제부터 본격 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