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영역만 지키는 영업에 안주해온 미국 지역벨사들이 최근 휴대전화사 업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지역벨사들과 활발한 인수.합병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역벨사들은82년 그린 판사의 AT&T 독점금지법 저촉판결로 탄생한 7개 지역전화 서비스업체들이다. AT&T 분할로 탄생했기 때문에 종종 "베이비벨"이 라고도 불리고 AT&T는 이들의 모태가 됐다는 의미에서 "마벨(Ma Bell)"이라 고도 부른다.
이들지역벨사들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일정한 지역을 할당받아해당지역에서 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만족하며 10여년간 착실히 내실을 다져왔다. 다른 업체의 영업권에 진출할 수 없고 또 별다른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접 지역의 다른 지역벨사들을 "소 닭보듯" 해온 지역 벨사들이 인접 지역의 다른 벨사들과 활발한 인수.합병 활동을 벌이는 것은상당히 파격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제휴 합병은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업체는 과감하게 추진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확실한 수익을 보장해온 휴대전화사업부문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은 웬만한 업체는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역벨사들간 제휴합병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나의 이상조류임에 분명하다.
이와관련, 정보고속도로 등 정보통신산업분야에 가장 적극적인 투자를 해온 벨 애틀 랜틱은 최근 뉴욕지역을 본거지로 하고 있는 나이넥스의 휴대전화사 업부문을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또 미국 주요 경제 중심축의 하나인 시카고와 일리노이주에서 영업활동을 해온 어메리테크가 벨애틀랜틱-나이넥스 연합에 참여할 것이란 의사를 밝혀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벨 애틀랜틱-나이넥스-아메리테크 연합은 미국 동남부와 중서부를 사업권 으 로 하는 업체들. 만약 이들 3개 업체가 힘을 모은다면 적어도 이 들지역에서는 휴대전화사업에서 경쟁자가 없게 된다.
퍼시픽텔리시스 그룹에서 분할돼 나온 에어터치사와 US 웨스트도 최근 합병 설이 활발하게 나도는 업체들이다. 이들은 미국 경제의 또다른 축인 서부 지역에서 탄탄한 영업기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최근 이들 지역벨사들이 이처럼 인수 및 제휴 활동에 활발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것인가. 우선 AT&T의 맥코사 인수로 휴대전화시장에 전국을 영업지역으로 하는 무시할 수 없는 경쟁업체가 생겨난 사실을 들 수 있다. 여기에 미국 2위의 장거리전화업체인 MCI가 넥스텔을 인수해 전국적인 무선 전화망을 구축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것도 최근 지역벨사간 휴대 합병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엄청난규모와 자금력을 자랑하는 AT&T와 MCI가 휴대전화 시장에 들어 왔을경우에 대비한다는 작전인 셈이다. 따라서 AT&T, MCI 등 업체가 휴대전화사 업부문을 강화하는 한 7개 지역벨사들의 인수.합병활동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