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정보화 시대 교육

"직장인을 위한 하계 계속 교육 강좌"의 일환으로 "광대역 정보통신" 과목을 지난 8년간 강의해 왔다. 매해 강의 종료시마다 강의평가 설문지를 돌렸었는데 그 반응은 항상 엇갈렸었다. 어떤 사람들은 좀더 광범위한 내용을 포괄 적으로 강의해줄 것을 제안했고, 또 다른 사람들은 몇몇 주제에 한정하여 심도있게 다루어 줄 것을 희망했다.

수강 목적도 다양해서, 새로 정보통신분야를 배우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미 이 분야에 오랜 기간 종사해 왔으면서 새로운 주제들에 관하여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었고 전체적인 모양을 파악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편매번 달라지는 관련 기술을 반영하여 강의내용도 해마다 보완하여야 했다. 이 계속교육을 수행하면서 우리나라 장래 계속교육에 관련하여 여러가지 주안점들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모든 산업기술이 수명은 짧아지고 발전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직장에 서 한가지 업무를 맡아 한두해동안 집중하여 일을 끝내놓고 보면, 어느새 관련기술이 달라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전문기술을 재충전 하지 않고서는 계속해서 생산적인 기여를 하면서 현업에 종사할 수가 없게 된다.

둘째,한 분야 기술이 다른분야 기술과 연합하여 새로운 기술을 파생시켜 가고 있다. 따라서 주변기술의 변화에 항상 관심을 갖고 자신의 지평을 넓혀나가지 않으면 곧 도태되기 쉽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회선방식 정보통신에 관해서 전공하던 사람은 이제 패킷방식 정보통신을 학습함과 아울러 이 두가지 방식의 결합체인 ATM통신방식에 관해서도 이해해야만 하고, 마찬가지로 정보 통신을 전공하던 사람은 인근 컴퓨터분야와 유무선방송분야에 대해 이해를넓혀야 한다.

셋째,직장인에게 필요한 계속교육의 내용은 필요시점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 이것은 세부전문기술의 심화와 주변기술의 연합이 빚는 "양극화 현상"에 기인한 것으로써, 어떤 단계에서는 세부전문분야의 최신 기술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고, 또 다른 단계에서는 폭넓은 주변기술들을 종합학습하는 것이 필요 하게 된다.

넷째, 산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계속교육 필요과목은 "소양다품종"의 성격을 띠게 된다. 그러므로 계속교육을 회사 자체내에서 제공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게 되고, 제3의 계속교육기관을 필요로 하게 된다.

다섯째, 한편 어느 대학도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세부전문분야 모두에 대해서 강의를 종합적으로 제공할만한 인적자원구성을 갖추기는 어렵다.

이와같은여러 가지 요소들을 동시에 고려한 효과적인 계속교육 방안을 찾는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그 해결 방안을 한가지 제시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즉, 우리나라 규모에서는 전국을 하나의 단위로 엮어 광대역 정보통신망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용이 하므로 전국을 연결하는 "전국 계속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전국주요 도시와 주요 산업체들을 연결하는 위성통신?광통신?CATV망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서 광대역 쌍방향 멀티미디어 영상 교육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것이다. 전국주요 도시와 대학에 강의장을 설치하고 전국의 전문가 교수?들을 총망라 유치해서 산업기술의 세부분야에 까지 이르는 수백 수천 과목의 강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양극화 현상"이나 "소량다품종" 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되고, 또 강사의 확보 문제나 강의?수강 을 위한 출장 문제, 즉 지역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으며, 한편 공인학점부여에 의한 고급교육수준유지와 학습동기유발도 가능하게 된다.

계속 교육은 대학 교육을 보완하는 산업체의 기본 교육이다. 계속교육은 고도산업기술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불가결하며, 직장인의 자기발전과 사기진 작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이것은 일개 산업체나 일개 대학이 제공 하기 어려우며 국가적인 차원에서나 효과적인 해결이 가능한 사안이다.

정책적인차원에서 정부가 앞장서서, 전국 주요도시, 산업체, 대학들을 잇는광대역 계속 교육망의 구축 및 운영하는 일과, 전국의 대학과 산업체를 연결 하여 강의 과목들을 도출하고 해당 강사들을 발굴하고 계속교육 프로 그램 을 운영하는 일로 구분하여 관계부처가 분담하면 바람직할 것 같다.

다행히광대역정보통신망의 구축을 위한 제반 연구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니 정부가 관심만 기울인다면 "전국 계속교육 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은 별 무리없이 실천 가능하게 될 것이다.

우선대도시 마다 원격강의장을 설치하고 인근 대학 교수나 전문가들을 초치 하여 전자정보통신분야부터 시범계속교육을 시작한 다음, 이를 점차 확산 시켜 주요 대학들에 강의장을 설치하고 기계, 화공, 에너지, 건설등의 분야로확장시켜 나간다면, 몇년후에는 산업전반에 걸친 계속교육의 하부 구조가 굳건히 구축되게 될 것이며, 이것은 장차 우리나라 산업이 국제 경쟁을 고도기 술로써 이겨나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