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CATV사업 투자 활발

최근 일본의 CATV 사업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공중파와위성방송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하던 CATV시장에 일본과 미국의 대기업들이 대거 몰려 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스미토모상사,이토추상사, 도시바 등 일본의 대기업들은 최근 미텔레커뮤니케이션즈사 타임 워너, 바이어컴 등 미국의 유력 CATV업체들과 손잡고 광통 신망을 근간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홈쇼핑, 주문형비디오(VOD), 전화 등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또 도큐, 긴데쓰 등 재벌기업도 최근CATV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어 CATV시장 진출 열기가 일본 열도를 강타하고 있다.

공중파방송에 밀려 난시청 해소용으로 명맥을 유지해온 일본의 CATV 업계로 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변화다. 일본의 대기업들이 최근 이처럼 전에 없이 CATV 사업 투자를 대폭 늘린데는 지난해말 우정성이 전격적으로 실시한 CATV 사업 자유화 조치에서 배경을 찾을 수 있다.

미국의정보 고속도로 사업에 자극받은 일본의 우정성이 CATV 사업자의 통신 사업 진출 허용, 방송구역 제한 철페, 외국기업과의 제휴 허용 등 규제 완화 조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우정성은 CATV업체들의 설비투자를 위해 저리융자 세금우대, 시설사용에 따른 도로점용료 감면 등 지원 조치를 내놓기 위해 관계부처와 현재 긴밀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

우정성이상대적으로 공중파 방송과 위성방송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온 사실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정책전환인 셈이다. 일본이 이처럼 CATV 업체들에게 특혜에 가까운 지원조치를 강구하고 있는데는 무엇보다 미국의 정보고속도로 사업이 큰 자극이 됐다.

미국이 CATV업체와 통신업체 등 민간업체들을 중심으로 미래 국가 경쟁력의 바탕이 되는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에서 일본을 크게 앞질러 가기 때문이다. 또 CATV가 앞으로 멀티미디어 시대의 중추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정부의 기대도 큰 몫을 했다.

여기에CATV 사업의 중요성이 최근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 반해 일본 CATV 업체들이 시장경쟁력 면에서 취약하다는 점도 우정성의 조치를 서두르게 했다. 이와 관련, 현재 미국은 전체 CATV 가입자가 5천7백만명으로 전체 가구의 62%에 달하는 보급률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일본의 CATV 가입자는 1백87만 명으로 보급률이 5.4%에 지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현재 일본의 CATV업체들 가운데 손익분기점에 이르고 있는 업체도 전체의 20% 정도에 그치고 있다.

미국에서는CATV 사업 하나만으로도 세계적 거대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기업들이 탄생하고 있는데 반해 일본 업체들은 이제 걸음마를 배우고 있는 셈이다. 우정성이 특혜에 가까운 파격적인 자유화 조치를 단행한 배경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우정성의 조치는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텔레커뮤니케이션즈사와 타임 워너, 바이어컴 등 세계적 CATV업체들이 자본과 축적 된 노하우를 들고 일본 시장에 찾아와 합작상대를 구했다. 또 CATV 업체들도 주문형 비디오, 전화 서비스, 심지어는 최근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는 PHS(개 인핸디폰시스팀) 등 나름대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통신망 구축에도 박차 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몇개월전의 동네 방송에서 첨단 미디어로 재 탄생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규제완화와 투자확대 등 최근의 몇가지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 하고일본 CATV업계의 장래는 섣불리 낙관할 수 없는 입장이다. 국민들 상당수가TV 시청보다는 파친코와 골프 등으로 더많은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민의 일일 평균 TV 시청시간은 7~8시간에 이르고 있는데 반해 일본은 2~3시간으로 대단히 적다. 미국인들에 비하면 아예 TV에 무관심 하다고 할 수 있다. 공중파 방송과의 경쟁도 문제다. 5배나 비싼 서비스요금을 납득 시키기에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CATV 사업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업체들도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국민정서의 큰 변화가 있기 전에는 프로그램 방송보다는 전화와 홈뱅킹, 홈쇼핑 등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정성의 예상대로 오는 2010년 3천만 세대의 가입자를 확보 하기 위해서는넘어야할 산이 높고 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