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에 이어 금성사와 대우전자도 전자제품의 가격을 인하하는등 가전3 사가 주력가전제품의 소비자 판매가격을 크게 인하했다.
최근들어소비자물가가 오름세를 나타내 연간물가상승 억제율에 근접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주요가전제품의 대폭적인 가격인하는 물가상승을 안정시켜 우리 경제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조치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물가의안정은 경제안정에 필수적이며 경제성장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가전업계의이번 가격인하는 또 소비자들에게도 크게 환영받을 것임에 틀림 없다. 이번 가격을 내린 품목들이 일반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제품들이어서 구입비 경감등의 혜택을 고루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전3사는이와함께 기업이미지의 제고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대재벌 또는 대기업은 성장과정에서의 잡음과 경제력 집중에 따른 폐해 등으로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대재 벌 그룹사의 일원인 이들 가전3사의 이번 조치는 이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3사는그간 자율적으로 가전제품의 가격을 인하한 경우를 찾아 볼 수 없다. 정부가 업계에 대해 행정지도등의 방법으로 가격인하를 유도하면 기업은 이를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타율적인 태도였다.
따라서이번 가격인하는 삼성전자의 인하조치에 다른 2개업체가 뒤따르는 모양새이긴 했으나 자발적으로 가격인하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을만한 일로 여겨진다.
가전3사는이번에 주요 가전제품의 가격을 이처럼 내릴 수 있었던데 대해 그간 "질의 경영" "소비자 만족경영"등을 추진해온 결과 막대한 수익을 올릴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가전3사는 92년까지는 이렇다할 수익을 올리지못했으나 93년부터 경영이 급속히 호전됐고 올해는 이같은 추세가 더욱 가속화돼 올상반기 경상이 익이 93년 상반기의 1천6백억원 보다 2.5배나 늘어난 5천9백억원규모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가전3사의 이번 가격인하 조치가 경영혁신에 따른 경영성과를 발표대로 소비자에게 환원하기위한 순수한 것이었는지 되새겨 봐야할 듯 싶다.
혹시가격인하 조치의 속뜻이 다른데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번쯤 짚어 봐야할 것 같다.
경쟁사와의가격 경쟁목적으로 소비자가를 인하하고 타경쟁사들이 경쟁을 위해 뒤따라 가격인하조치를 취한 것이라면 그 영향을 반드시 긍정적으로만 평가하는데 문제가 있다. 무분별한 가격인하경쟁을 유도해 경쟁사들의 경영부 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정적인 우려때문에 가전3사는 지금껏 가격인하경쟁을 금기시해왔던 것이다.
가전3사의이번 가격인하조치로 벌써 가전유통시장에는 혼란이 일고있다. 최근 가전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판매점에 환불해줄 것을 요구해오고 있으며 또 가전3사 대리점들로부터 가격인하 조치 이전에 제품을 조달받은 일반판매점들은 판매손실로 인한 경영압박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일시적인현상이긴 하나 가전3사의 가격인하조치로 초래되고 있는 가전 유통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후속조치도 즉각 뒤따라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이번 조치를 취한 가전3사에 당부하고싶은 말은 가격인하를 대대적으로 발표해놓고 다시 신제품이라는 핑계로 슬쩍 가격을 환원시키는 그런 일은 없어야 겠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이번 가전제품의 가격인하로 다소 경제적인 부담이 줄어들어 크게 환영하면서도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볼때 신모델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다시 값을 올리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그만큼 대기업에 대한 불신감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가전3사가 내세우고있는 "소비자만족경영" "고객만족경영"이 기업이 발전하고 생존하기위해 자기들 입장에서 만들어진 조치가 아니길 기대 하는 것이다. 더나아가서 이번 조치를 계기로 앞으로 원가절감및 생산성혁신등으로 가격인 하 요인이 발생하면 자율적으로 소비자판매가격을 내려 소비자만족을 실제적으로 추구하는 기업이미지를 갖춰나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