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업계, 전자디바이스 투자 활기

멀티미디어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앞두고 반도체와 액정디스플레이(LCD)등 의 전자디바이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모두 멀티미디어기기의 기능을 좌우하는 중요부품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부품왕국 일본의 주요 전자업체들은 잇달아 이 사업의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규참여도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산업계 전반에 걸쳐 투자의욕이 위축되어 있는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이 분야에 대한 설비투자는 유독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C&C(컴퓨터와통신의 융합)전략에서 컴포넌트는 대단히 중요한 부문이다.

"취임후 처음 갖는 기자회견에서 NEC의 가네코사장은 이렇게 역설하고 있다. 반도체나 LCD에서 세계 첨단을 걷고 있는 NEC의 최고경영자가 강조할 만큼 전자디바이스사업은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NEC는 전자디바이스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NEC의 전자디바이스 사업에 대한 94년도 설비투자액은 1천4백억엔으로 전체의 76.3%에 이른다.

물론전자디바이스 중시인식은 NEC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른 대형 전자 업체 들도 연간 설비투자액의 절반은 전자디바이스부문으로 돌리고 있다.

이전자디바이스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IC를 중심으로 하는 반도체다 . 움직이는 화상.음성 등 방대한 정보량의 처리가 요구되는 멀티미디어 기기 에는 대용량 메모리나 복잡한 명령을 단숨에 해결해주는 마이크로 프로세서( MCU)가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이중메모리분야에서 각 업체들은 16MD램은 말할 것도 없고 다음 세대인 64 MD램이나 2백56MD램을 겨냥한 개발.양산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PC의MPU분야에서는 현재 미국의 인텔이 세계시장의 80%를 석권하고 있다.

그러나7년후인 21세기에 들어서도 이같은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이제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다운사이징의 물결에 휩쓸려 PC와워크스테이션 WS 의 경계가 없어지는등 무서운 속도로 시장환경이 변화 되고있기 때문이다. 특히 PC와 WS의 두 시장이 융합해 탄생하는 새로운 컴퓨터시장을 둘러싼 MPU개발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일본업체들이 비집고 들어갈여지는 남아 있는 셈이다.

한편반도체분야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얼굴에 의한 제휴 등 합종연형의 움직임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비나 설비투자액은 매년 증가하는 한편 첨단기술의 확보라는 목적에 따른 위험부담의 분산을 위해 동종 업체들간 의 협업이 요구되고 있다. 이의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히타치 제작소가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사와 손잡고 메모리공장을 미국에 설립키로 결정한 것을 들 수 있다.

이와함께 투자 효율의 향상을 겨냥한 제조공정의 조정이나 투자분야의 선별 등을 중심으로 한 리엔지니어링(업무개혁)의 움직임도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에버금가는 성장 분야는 LCD다. 저소비전력, 성스페이스등 기존 브라운관에는 없는 특징으로 멀티미디어 시대의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컬러LCD시장은 TFT(박막트랜지스터)방식과 STN(슈퍼 트위스티드 네마틱 방식으로 양분되어 있다. 전자가 각 화소에 트랜지스터를 대응시켜 움직이는 화상의 표현이 우수한 데 비해 후자는 가격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향후 LCD시장은 TFT방식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화상의 표시나 양방향성등 멀티미디어시대의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기능을 감안하면 TFT방식 LCD의 응용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TFT방식LCD의 생산 업체들은 현재 풀컬러화나 화면의 대형화에 주력하고 있다. 컬러표시에서는 8계조 약 4천색과 64계조 23만색 형이 표준인데 64계조 의 제품은 이미 동화, 사진표시등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브 라운관수준의 화질에 근접하는 2백56계조 1천6백만색이나 무한계조 풀컬러표 시형의 제품도 가까운 장래에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LCD업계에서는 저소비전력의 특징을 더욱 높이기 위해 외부광을 이용한 반사형 컬러표시등의 기술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또화면의 대형화에서는 최대업체인 샤프사가 이미 21인치형의 TFT LCD를 개발하고 있다. 가격이 1백만엔에 이를 것으로 알려져 브라운관과 현격한 가격 차이를 보이지만 LCD를 사용한 대형 벽걸이TV의 등장이 기대되고 있다.

LCD만큼이나전지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휴대단말기용의 소형. 경량 .고에너지 전원으로서 니켈수소전지등 소형2차 전지쪽이 두드러져 연간 2천 억엔인 일본시장은 앞으로 계속 팽창, 21세기 초에 1조엔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소형2차 전지에서는 니카드전지나 니켈수소전지의 3배인3.6V의 전압과 고에너지를 지닌 리튬이온 전지가 차세대의 주역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 충.

방전을제어하는 안전회로가 필수인 리튬이온전지에는 니카드전지나 앞서 양산시대를 맞이한 니켈수소전지에 비해 2~3배나 높은 경비를 해결 해야 하는과제가 남아 있다.

소형2차전지의 생산은 소니.도시바전지 등 일본세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시장을 겨냥한 공급체제의 확립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함께 일본업체들은 외국기업과의 기술제휴나 공동생산도 활발히 추진중 이다. 일례로 도시바전지, 미국 듀라셀사, 독일 팔타사 등 대형전지업체 3개 사는 96년말을 목표로 미국에서 니켈수소전지의 공동생산에 착수할 것을 최근 결정했다.

일본의전자디바이스업계는 이처럼 국경을 초월, 성장을 보장받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멀티미디어시대에도 세계시장을 장악할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멀티미디어 시대의 진전과 함께 그 무대의 이면을 뒷받침하는 일본 전자디바이스업계의 성장세에 더욱 강한 탄력이 붙을 것만은 확실하다. 한편 전자디바이스 업계의 활황은 주변산업에도 파급되고 있다. 지난해 부터 매월 두자릿수의 판매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제조장비업계가 그 대표적 인 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