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첨단 기술이 탄생하는 컴퓨터 시장의 주역은 항상 신제품이다 . 업체 마다 쏟아내는 신제품들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무대의 주인공으로 등장, 고객의 이목을 끌게 된다. 당연히 어제의 주인공은 뒷전으로 밀리게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고물" 취급을 받는 낡은 컴퓨터들을 재활용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물 컴퓨터가 산업 을 일으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된 것이다.
컴퓨터보급의 역사가 쌓여 가면서 컴퓨터는 사무실을 뛰어넘어 각 가정에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물밀듯이 등장하는 신제품들의 이면에는 낡고 오래된 컴퓨터의 처리 문제가 남아 있다.
이러한점에 착안, 고물 컴퓨터를 수집, 분해해서 재활용하는 전문 업체들이 늘고 있다. 또한 이들의 성장 속도도 가속이 붙어가고 있다.
지난88년, 일찍부터 이 분야에 진출한 R. 프래지어사는 낡은 컴퓨터의 재활 용 업체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
이회사의 창업자인 랜디 프래지어는 컴퓨터 산업의 발전 추세에서 "컴퓨터 재활용"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랜디 프래지어의 사업 아이디어가 실효를 거둬 프래지어사는 올해 매출 8백만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 된다. 첫해에 9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성장 속도가 엄청난것이다. 설립당시 4명이었던 종업원도 40명으로 늘어났으며 스코틀랜드에 지사를 두고 있고 중국과 코스타리카에 합작 법인도 설립했다.
프래지어사는한때는 자사의 손을 거쳐 분해되고 재활용된 메인 프레임의 대수가 1만대를 넘어서기도 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PC가 주요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평균 한달에 3백대 정도를 처리하고 있다.
프래지어의목표는 내년에는 PC 사업에 더욱 중점을 두어 한달에 3천대 수준 으로 끌어 올리는데 있다.
프래지어사의경우가 특이하게 성공한 사례는 아니다. 컴퓨터 재활용 산업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갈수록 눈에 띄게 늘고 있으며 이들은 빠른 속도로 시장 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자리잡고 있는 재활용 전문업체 오로라 일렉트로닉스사의 로 버트 앨리슨 부사장도 "컴퓨터 재활용 사업은 성장 잠재력이 엄청난 미래의 유망분야"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컴퓨터 재활용 산업이 번성하고 있는 것은 사무실을 비롯해 사회 각 부문에 컴퓨터가 폭넓게 보급됐기 때문. 또한 컴퓨터 기술의 발전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제품들을 쏟아내는 만큼 재활용의 대상이 되는 낡은 컴퓨터의 수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다.
은행을비롯해 광범위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대형 기업체들에 위용을 자랑하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비롯해서 워크스테이션, PC에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컴퓨터가 재활용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그룹의 조사 분석에 따르면 미국내 5천만대에서 7천만대의 PC가 92년부터 96년까지 5년 사이에 수명을 다해 재활용 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갈수록 성장세를 더해가고 있는 PC 산업은 재활용 업계의 향후 전망에 엄청난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
재활용의대상이 되는 낡은 컴퓨터들은 낱낱이 분해돼 용도에 따라 재활용된다. 컴퓨터에 쓰이는 강철판 에서부터 메모리 칩, 프로세서등을 분리해서 고철로 쓰일 것과 다시 이용할 것등을 나누는 것이다.
재활용업체 가운데는 예를 들어 회로기판과 같이 특정 품목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들도 있다.
컴퓨터재활용 업체들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대형 메인프레임 기종. 컴퓨터 시장이 PC와 같이 작고 처리력이 뛰어난 소형 기종을 선호하는 것과는상반되는 현상이다. 컴퓨터의 가치를 종종 "킬로그램당 얼마"로 판단하는 재 활용 업체들로서는 금이나 백금, 여러가지 금속들이 포함돼 있는 메인프레임 이 가장 이익이 많이 나는 품목인 것이다.
특히최근에 개발되는 PC는 플라스틱이 상대적으로 많아 재활용 업체들에게 는 별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또재활용 대상이 되는 컴퓨터들 가운데 일부는 수리후 외국으로 수출 되는경우도 있다. 프래지어사의 프래지어 사장은 "국내에서는 쓸모가 없는 낡은모델의 PC도 코스타 리카와 같은 곳에서는 필요로 하는 사용자를 찾을수 있다 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