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CD-롬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80년대에 일었던 PC붐이 최근 멀티 미디어붐으로 바뀌면서 CD-롬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찾아보기 힘들던 CD-롬 타이틀 전문판매점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고, 대기업이나 중견 컴퓨터 생산업체들 가운데 CD-롬드라이브를 장착한 PC만을 생산하는 업체도 적지않다. 이같은 변화요인은 CD-롬만이 가진 매력때문이다. CD-롬은 기억용량 6백40메 가바이트로 신문용지 3백98장에 해당하는 정보를 담을수 있는 능력에다 그야말로 꿈같은 완벽한 동화상의 구현이 가능하고, 음질은 CD가 갖는 장점 그대로 깨끗하다.
더군다나지금까지의 CD-롬타이틀들은 주로 전문자료나 컴퓨터사용자들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오락이라는 가장 넓은 시장에는 뛰어들지 못했으나이제 동화상을 대화방식으로 볼수있는 CD-롬타이틀이 출현하면서 오락분야의 시장확장을 노리고 있다.
이여파로 지난해 CD-롬드라이브의 국내판매는 약5만대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15만대를 웃돌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함께 CD-롬타이틀의 판매도 지난해 10만장에 이어 올해는 60만장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몇년전 외국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성장세가 우리나라 CD-롬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이처럼 차세대 미디어로 각광을 받으며 PC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CD-롬이 올들어 섹스문화를 주도하는 신종매체로 부각,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국내 멀티미디어시장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있다.
요즘많은 섹스상품이 유통되는 지하시장인 서울의 청계천 상가에는 음란CD -롬타이틀이 새로운 섹스상품으로 진열되고 있음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PC사용자가운데상당수가 음란CD-롬타이틀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이미 대중화되었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멀티미디어의 총아로 꼽히는 CD-롬이 포르노 영상을 담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이같은 음란CD-롬타이틀은 정도가 심해서 컴퓨터세대라 불리는 10대 청 소년층에게 미칠 폐해를 생각하면 이미 그 심각성은 단순한 우려의 수준을 넘어선다. 실제로 음란 CD-롬타이틀은 포르노비디오나 잡지의 내용을 그대로 담고있다.
더욱이CD-롬만이 가질수 있는 완벽한 동화상에다 대화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해상도역시 뛰어나다. 따라서 포르노비디오나 잡지들보다 비교가 안될만큼 훨씬 더 자극적이라는 얘기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음란 CD-롬타이틀은 10여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음란 CD-롬은 주로 미국과 일본에서 건너와 은밀히 팔리고있는 것들로 전문적인 보따리 장수에 의해 반입되거나 이들 제품을 복제 한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고있다.
이외에도개인이 외국의 컴퓨터 전시회에 참가하여 직접 구입하거나, 이와는다른 지능적인 방법으로 국내의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고도 한다. 아직 그 수효는 미약한 수준이지만 국내 CD-롬드라이브시장이 최근 몇 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음란CD-롬타이틀의 보급 역시 앞으로 급속히 늘어날 것임에는 틀림없다.
국내에반입된 이같은 음란CD-롬타이틀이 암암리에 거래되어 독버섯 처럼 퍼져간다면 문제가 아닐수없다. 음란 CD-롬타이틀의 확산은 미디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 한다는 의미에서, 초기의 비디오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수도 있다.
하지만포르노영상이 청소년층에 아무런 제약없이 유통되고 있다는 점은 기성세대들이 관심을 갖고 대책을 세워야할 중대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아울러 "CD-롬은 포르노"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경우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국내 멀티미디어 시장 전체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