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보통신 "원천기술" 개발 시급

최근 정보통신산업은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과 활발한 사업 참여로 새로운 산업지평을 열고 있다.

통신기술과정보처리기술의 발전과 통신이용자의 다양한 서비스 욕구에 따라 정보통신 산업은 치열한 경쟁상태로 돌입하고 있다. 더구나 세계각국은 정보 통신산업과 기술이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국가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기술개발경쟁이 가속화됨에 따라 선진기술이전을 회피하려는 신기술 보호주의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간 기술제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경쟁 구도에서 기술후진국은 선진국 의 기술보호 주의에 따라 기술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선진국에 예속되는 현상 이 심화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의국제적인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도 2000년 초반까지 ATM 교환 .전송기술을 바탕으로 B-ISDN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외에도 디지털 이동통신시스템, 위성통신기술, HDTV 전송기술 디지털 광 CATV 전송기술의 개발도 의욕적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의 발전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정보통신기술은 그 수준과 성공성 측면에서 심각한 경쟁력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 구조, 운용, 전송기술등 원천기술이 크게 낮고 부족하며, 더욱이 시스템 .기기에 소요되는 대부분의 부품은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중에서도 주요핵심 부품의 해외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심각한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핵심 부품의 대외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음은 대외경쟁력 측면에서 볼때핵심부품의 공급자에 의해 시스템이나 기기의 공급물량이 제한을 받을 수 있어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사태로 발전할 위험마저 안고 있다 보여진다.

정보통신용핵심부품은 크게 디지털 신호처리를 위한 시스템 ASIC, 광선호처 리용 광전부품, 기타 릴레이, 커넥터등 기구부품으로 구분된다. 이들 부품의 해외 의존도의 구체적 원인으로는 협소한 수요기반에 따른 경제성 확보도 있지만 이보다는 원천 설계기술 부족과 특수 제조공정기술 부족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용 ASIC의 경우 설계기술 부족은 수차례 지적되어온 문제 이다. 93년 현재 정보통신용 ASIC의 수입의존도가 85%에 이르고 이러한 의존도 는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시스템 설계기술과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기술이 상호 연계를 이루어 완성되는 것이 ASIC의 특성이라고 할때국내수준은 이들 두가지 기술이 매우 취약하다는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96년이후부터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광관련 부품기술도 기술인력, 산업배경측면에서 매우 낙후되어 있는 현실이다. 대학에서의 광관련 교육도 극히 미흡하고 국내외에서 배출된 개발인력의 규모도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광부품관련 산업체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취약한 산업 배경때문에 기술개발 소요도 낮은 악순환 현상의 하나가 광부품 분야이다.

정보통신용반도체와 광부품 기술개발 계획수립과 함께 산업기반을 구축하고 육성하는 종합계획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본지에서도 수차례 지적한 바와 같이 주요 핵심부품의 기술개발과 산업육성은 정부의 의지와 강력한 지원이 없으면 실현하기 어려운 것이다. 정부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이들 부품개발이 기술적 성공가능성 측면에서 위험도가 높은 반면 기술적인 파급 효과가 크기때문이다. 최근 정부의 정보통신 개발사업은 주로 네트워크 구축과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 확대위주의 정책이다. 이제 정부의 정책은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기술경쟁력과 산업기반 구축을 통한 산업경쟁력이 서비스와 입체적으로 조화 를 이루는 종합계획이어야 할 것이다. 특히 주요 핵심부품 개발과 원천 설계 기술 개발에 정책의 무게가 실려야 할 것이다.

원천기술과산업경쟁력이 취약한 상태에서의 정보통신 서비스 확대는 곧바로외국기술과 기기에 우리 안방을 내놓는 꼴이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에 정부지원이 모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