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체들이 박막트랜지스터(TFT) 액정디스플레이(LCD)에 관한한 독보 적인 아성을 구축하고 있는 일본을 잰걸음으로 추격하고 있다.
국내LCD 업체들은 지난해 휴대형 PC에 채용가능한 9.4인치, 워크스테이션용12.3인치 TFT LCD를 개발한데 이어 최근에는 벽걸이TV에 사용가능한 14.2인 치급의 대면적 제품을 개발, 국내LCD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에개발된 14.2인치 제품은 소형컴퓨터에 한정적으로 적용해온 TFT LCD 의 응용분야를 대형으로 확대할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제품개발 못지않게 양산투자도 활발하다. 국내전자업체들이 LCD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견인하고 있는 것만 봐도 화끈한 투자열기를 감지할 수 있다.
최근에는TFT LCD양산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한일합작연구법인이 설립돼 개발 과 양산의 연결고리를 마련했다. 이번에 금성과 알프스가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 법인은 한국의 개발력과 일본의 공정기술등 양국의 강점을 접목해 상당 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수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공조체제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알프스가 갖고 있는 초청정기술(UCT)은 미세한 불량으로 인해 높이기어려운 TFT LCD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수 있는 첨단양산기술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UTC는일본의 유력 TFT LCD업체는 물론이고 인텔등 세계유수의 반도체업체들 도 제조공정에 속속 적용하고 있을 정도로 후공정분야에서는 가장 앞선 기술 이라는게 중론이다.
국내반도체산업의성공신화를 LCD산업에서도 재현해보려는 업계의 집념과 의지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것은 LCD산업의 세계적인 위상으로 봐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앞으로LCD시장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할 게 분명하다.
가속화되고있는 정보기기의 소형화추세를 감안, 노트북PC.벽걸이TV 등 첨단 휴대형제품의 출력장치로 TFT LCD의 채용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기 때문 이다 세계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LCD산업은 매년 20%이상의 쾌속성장이 예상되는 차세대 유망분야이다. 지난해 43억달러규모를 형성했던 세계LCD시장은 올해64억 달러에서 95년에는 1백7억달러, 2천년에는 2백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돈으로 20조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시장이다.
따라서 95년이면 성수기에 들어설 LCD시장을 둘러싼 세계전자업체들의 각축 전은 불을 뿜을 게 뻔하다.
대그룹들이전자 관련 계열사를 총동원해 분야별 전문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일본이 꽉잡고 있는 세계시장을 뚫어보려는 의욕적인 포석의 일단이 다. LCD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전자업체들이 공전의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순이익이전년동기대비 2백%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정도의 호황세를 탄다면 LCD 투자재원을 마련하는데도 위험부담이 훨씬 가벼워진다. 그러나 2~3년안에 본격화될 세계제일 일본과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우리만의 독특한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 우리의 취약지대로 남아있는 재료와 핵심부품, 장비의 독자개발없이는 국내LCD산업이 대일의존에서 탈피 할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LCD관련산업의 육성이 발등의 불이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LCD산업은 완제품은 물론이고 재료.핵심부품.장비등과 연계 발전해야 일본의 종속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다. 이것이 국내LCD산업이 해결 해야할 필요충분조건이다. 국내LCD산업을 일본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의 힘만으로는 안된다. LCD산업이 우리나라 첨단산업의 발전모델로 적용될 수 있도록 경쟁과 협력구도를 재설정하고 관과 민의 역할을 재분담, 연관산업군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게 급선무다.
재료와 부품, 생산장비를 전적으로 외국에 의존하는 한 진정한 기술 자립을 쟁취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각각의 업체가 단독으로 해결하기에는 어깨가 너무 무겁다. 이제라도 업계와 민관합동과제를 체계적으로 구분,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첨예한 경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비결은 주도면밀한 전략수립과 그것의 과감한 실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