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명제를 실천하기 위해 고속 질주해온 컴퓨터 업계가 "서브노트북"이라는 빨간신호등에 걸려 잠시 멈춰 서있다.
최근미국에서는 노트북 컴퓨터에 이어 휴대형 컴퓨터의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관심을 모아왔던 "서브 노트북" 컴퓨터의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돼 PC업체들은 즉각적인 원인 분석에 나서고 있다.
서브노트북은대략 무게가 4파운드(약 1.8kg)정도로 7파운드 내외의 노트북 컴퓨터에 비해 훨씬 가볍게 만들어 휴대성을 최대한 살린 제품이다. 노트북 PC보다 훨씬 가볍고 휴대하기 편리하다는 이점 때문에 지난해부터 사용자들 의 주목을 받았던 서브노트북 컴퓨터는 랩톱에서 노트북으로 이어지는 휴대 형 컴퓨터시장의 후계자로 인정을 받아왔다.
서브노트북에대한 시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PC업체들은 잇따라 경쟁적인 모델 발표에 나섰다.
그러나최근에는 서브 노트북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둔화 되면서 PC업체들 로서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게 됐다.
미국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퀘스트사는 당초 올해 서브노트북시장은 3배이상 의 성장을 이룰 수 있으며 1백3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액으로 는 21억8천만달러에 이르는 규모다.
데이터퀘스트는최근에 서브 노트북 판매예상치를 11%정도 낮췄다. PC업체 들이 그동안 큰폭으로 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에 매출액 규모로 보면 37%가 낮아진 것이다. 서브노트북시장의 수요감소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이같이 데이터퀘스트의 수정된 수치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분석이 나올 만큼 서브노트북 시장전망은 어두운 편.
서브노트북시장이기대만큼의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은 서브노트북의 기능들이 사용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
휴대하기 간편하다는 목적을 얻기 위해 "보다 작은 것"을 추구하다 보니 화면도 키보드도 모두 작아졌지만 PC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눈과 손은 작아지지 않았다는데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노트북보다 작은 화면과 작은 키보드는 사용상 불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성능면에서도 아직까지 데스크톱 PC에 맞먹는 고성능 모델이 개발 되지못하고 있으며 배터리 수명도 원하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보장해주지 못하는것으로 나타났다.
소형.경량화를중시하다 보니 서브 노트북 제품에는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를내장하지 않은 모델이 많은데 이 점 또한 서브 노트북 사용자들에게는 결정 적인 단점이 되고 있다.
시카고에위치한 다이아몬드 테크놀로지 파트너스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있는 제임스 맥기씨는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가 없어 자신이 분석한 고객에 대한 보고자료를 디스켓으로 전해주지 못하는 것"이 서브노트북 시스템의 결정적인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PC업체들은서브노트북PC가 예컨대 요란한 팡파르만 울리고 시장형성이 뒷받침되지 못했던 개인용 정보단말기(PDA)의 전철을 밟지 않게 하기 위해 시장 을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PC업체들이서브노트북 활성화를 위해 가장 손쉽게 내세우고 있는 정책은 가격을 대폭으로 내리는 것. IBM은 지난해 6월 발표한 서브노트북 싱크패드600S 의 가격을 무려 60%나 내렸다. 발표 당시 2천달러였으나 현재는 8백달 러에 판매되고 있는 것.
일본도시바사도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급형 서브노트북 "포르티지" 의 가격 을 절반수준에 불과한 1천3백달러로 내렸다. 컴팩컴퓨터사의 경우도 자사의 컨추라 에어로" 모델의 가격을 29%나 인하했다.
이같은가격인하 단행과 함께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성능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IBM은 올해말께 상당히 혁신적인 기능의 서브노트북 제품을 발표할 것으로기대된다. 사용자들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키보드의 크기를 좀 더 크게 하고 무엇보다도 화면크기도 노트북 수준으로 확대한 제품을 구상하고 있다.
그리고PC환경변화에 발맞춰 통신기능을 기본 사양으로 내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IBM의 신제품 서브 노트북은 이 모든 기능을 포함하면서도 무게는 기존의 서브노트북 수준을 유지한 제품이어서 다시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ST리서치사도키보드와 화면의 크기를 확대한 새로운 서브노트북 신제품을 발표했다. AST리서치의 서브노트북은 또한 외장형으로 플로피 드라이브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PC업체들의 즉각적인 성능개선노력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서브 노트북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사용자들의 관심을 다시 한번 모으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