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청각 촉각등 인간의 5감에 여러가지 정보를 제공해줌으로써 인공적인 공간을 창출해 마치 현실 세계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런 기술을 총칭해 "VR(가상현실)"이라고 한다. VR는 설계 제조 의료 교육등 각 분야에서 이용이 기대되고 있어 대학, 연구기관이나 전자관련업체들이 이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세가 엔터프라이시즈는 지난 7월 일본 요코하마에 VR기술을 핵심으로 한 테마파크 "JOYPOLIS"를 개관했다. 약 1만2천㎡의 부지에는 우천시에도 이용할 수 있는 전천후형 대형 어트랙션시설및 각종오락기기가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VR기술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은 우주공간 슈팅게임인 "VR-1"이다 게임 내용은 전투기에 올라타 3차원 CG(컴퓨터 그래픽스)화면상에 나오는 적기를 광선포로 격추시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는 종전의 전투게임과 별반 차이가 없겠지만 VR-1은 이와는 좀 다르다.
8인승짜리전투기가 4대, 여기에 사람들이 특수한 고글형의 디스플레이를 쓰고 올라탄다. 그러면 CG의 입체화상과 스테레오음향이 나오고 각각 가상현실 의 우주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종전의시설은 이용자가 하나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보는 영화관과 같은 시설 이었다. 이에 반해 VR-1은 게임스토리의 전개, 전투기의 비행방식이나 속도등은 같지만 게임기에 탄 사람들의 앉은 얼굴각도에 따라 보이는 장소가 다르다. 가령 한 사람이 오른쪽을 보고 다른 사람은 왼쪽을 본다면 양자가 보는 영상 은 바뀐다. 모두 CG화상이라고는 하지만 발쪽을 보면 자신의 발이 보이고 옆을 보면 옆에 앉아있는 사람이 시야에 들어온다. 3백60도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영상속에 들어간 기분으로 보다 높은 경지의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고글은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라는 것으로 문자그대로 머리에 쓰고 사용한다. 양쪽 눈의 위치에 2개의 디스플레이가 있고 일단 쓰면 바깥쪽 의 시계는 차단돼 디스플레이 화면에 나타나는 CG에 의한 우주공간의 화상만 을 강제적으로 볼 수 있다.
화상은1.3인치의 TFT(박막트랜지스터)LCD(액정표시장치)에 비쳐진다. 이것이 직시형 렌즈로 10배이상으로 확대돼 시계에 들어온다. 안구의 1m앞에 상을 맺을 경우 TV수상기의 브라운관으로 42인치넓이의 화면이 펼쳐진다. 화면의 가로세로비율은 하이비전(일본의 HDTV)과 같은 9대16을 채용하고 있다.
HMD의 후두부에는 위치를 검출하는 자기센서가 장착되어 있다. 자기 센서는 머리를 어느정도 상하 좌우 전후로 움직이는가를 검출한다.
앉아있는의자 아래에는 세가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성능 화상처리프로세 서가 탑재되어 있다. 자기센서로 검출한 데이터를 토대로 눈의 위치를 알아내 움직인 만큼 영상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에따라 3백60도 시야의 가상현실감을 체험할 수 있다.
자기센서의기능은 이뿐만 아니라 자기쪽 방향으로 오는 적기쪽을 보기만 해도 미사일의 조준을 표시하는 붉은 램프가 점등한다. 그래서 엄지손가락으로 미사일발사버튼을 눌러 적기를 격추시킬 수 있다.
후두부 위치에서 정확하게 눈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HMD가 머리에서 벗겨지거나 틀어지지 않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중량은 6백50g으로 경량화 했고 격렬한 움직임에도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관자놀이부분에서 고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런방식으로 해서 장착할 때 피부에 접촉하는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고 여성들의 경우 화장을 지워지지 않게 해준다. 관자놀이부분에는 머리 크기에따라 조이거나 풀 수 있는 수동식 다이얼을 장착, 50~75cm의 범위에서 장착 .조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더욱이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의자를 움직임에 따라 체험할 수 있는 모션라이드 를 채용했다.
이방식은 종전의 오락시설에도 채용됐었다. 예를들어 지난 85년에 게임센터 에 등장했던 레이싱게임은 화면의 움직임에 따라 앉아있는 의자가 좌우로 움직이고 코너를 돌때 발생하는 원심력을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구조로 되어있다. VR-1에 사용되고 있는 모션라이드에는 의자가 상하.좌우.전후로 움직인다. VR기술이 주목된 것은 미국 VPL리서치사가 지난 86년에 HMD의 원형 이었던 아이폰 이나 촉감을 제어하는 "데이터글로브"를 개발하고나서 부터이다. 일본에서는 90년 가을에 일본공업기술진흥협회가 전자업체, 철강업체들을 중심 으로 희망자를 모집해 VR에 관한 연구회를 발족시켰다.
그러나 당시의 VR기술은 아이폰의 해상도가 TV화상의 40%정도여서 화상의 입체감을 실감하기는 힘들었다. 그후 CG기술의 발달이나 컴퓨터의 능력 향상 으로 VR기술은 겨우 실용화의 문턱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VR이라고는 하더라도 여러가지의 수준이 있다. 예를들어 일본 닌텐 도의 패미컴으로 대표되는 가정용 비디오게임도 일종의 VR이라고 할 수 있다. TV화면의 영상을 보고있는 사이에 자신을 게임화면속에 몰입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디오게임은 화면에서 눈을 떼면 금방 비현실의 공간에서 현실의 공간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같은 점을 HMD를 사용하면 종전의 평면적인 TV를보고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HMD를 오락분야이외에 응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중 대표적으로 들수 있는 것이 건강기기이다. 마쓰시타전공이 시험제작한 사이클링기기인 "사 이클엑서" 는 마치 실제로 거리를 달리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맛볼 수 있다. HMD를 쓰고 자전거를 타면 페달의 회전속도에 따라 CG화상에 의한 길거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시스템에는도로상의 선도차를 자전거로 뒤따라가는 게임감각의 소프트 웨어가 탑재되어 있다. 핸들을 돌리거나 브레이크를 잡아 장애물이나 마주 달려오는 자동차를 피하면서 주행할 수 있다.
또한 주행중에 소비열량이 10Kcal가 되었을 때마다 합성음성으로 알려 주고 맥박이 위험수치를 넘으면 강제로 정지시켜 휴식을 취하게 할 수도 있다.
마쓰시타전공은 또 마사지기계에 영상을 조합한 건강기기를 올 겨울에 시판 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마사지기계에 앉아 HMD를 쓰면 긴장을 풀어주는 영상 과 음악이 흘러 나오고 마사지기계가 작동한다. HMD에는 알파파의 뇌파를 측정하는 바이오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긴장도를 측정한다. 그러면 어느 단계에가서 자극적인 입체영상과 음악으로 변하고 강한 마사지로 전환,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현재 HMD로는 인간의 5감중 시각과 청각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촉각 미각 후각을 첨가한 가상현실감이 실현될때 비로소 VR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할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