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신부가 입법예고한 전기통신기본법과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부처간 마찰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7월말 체신부가 전기통신기본법과 사업법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이후업계에서 통신사업참여지분 제한등에 대해 반대입장을 보여왔으나 상공 자원 부가 공식적으로 체신부안에 반대의견을 제기, 부처간의 대립으로 비화 되고있다. 특히 체신부가 입법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금년도 정기국회가 개회됨에 따라 상공자원부가 본격적으로 저지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상공자원부가체신부 예고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표명을 하게된 것은 법안상정의 마지막 절차로 열린 지난달말 당정협의에서 업계의 거센 반발을 전달 부처간 협의를 거치도록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지난주 상공부와 체신부관계자가 일차 협의를 가졌으나 서로의 입장만을 확인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상공부의개선안은 3%로 제한하고 있는 통신제조업체의 유선전화사업참여조 항 철폐로 요약된다.
내국인에대한 지분제한은 통신사업의 국제경쟁력약화를 가져오고 전기 통신 은 통신설비와 서비스가 결합되는 특수사업으로 설비업체의 지분 제한할 경우 소기의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 상공부 주장의 골격이다.
또한국가나 정부투자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자가통신설비를 통신사업에 활용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경우 초고속정보통신망의 조기구축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상공부가 내세우고 있는 이유중의 하나다.
이에대해체신부는 통신사업에 대한 지분제한을 철회할 경우 대기업의 경제 력집중이 가속화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결코 철회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전기통신기본법과 사업법의 개정안을 둘러싼 부처간의 마찰은 그동안 수없이보아온 부처이기주의에서 야기된 부처간 영역다툼과는 자못 성격이 다르다.
체신부는전기통신기본법과 사업법의 개정을 위해 3년여간 준비해 왔으며 법이 통과된후 또다시 개정하는 데는 그이상의 시간이 걸리게 되는 것은 당연 한 이치다.
통신시장전면개방을 불과 3년 앞두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의 법 개정 은 국내 통신산업의 존폐를 좌우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상황으로 인해 손쉽게 해답을 얻어내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서비스를 담당하는 체신부의 입장과 산업을 전담하고 있는 상공부의 입장에서 어려움을 푼다는 것이 손쉽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체신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외국인및 외국투자법인은 전체 지분의 3분 의 1까지 참여가 가능하도록 완화해 국내 업체의 설자리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비해 월등하게 통신기술이 앞선 외국업체가 별다른 제약 이나 여과없이 국내에 진출할 경우 국내업체로서는 버텨낼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 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82년 미국정부가 안티-트러스트법에 의해 AT&T의 지역전화 사업을 7개 블록으로 분할할 당시 사업자의 기기제조업 겸영을 금지했으나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최근 규제완화를 목표로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오히려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 고 상공부는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한 체신부의 주장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통신시장 개방은 불가피한 실정이며 선진기술을 받아들여 국내 통신산업을 활성화 한다는것이 체신부의 논리다.
이와같은부처간의 팽팽한 입장대결은 현재로서는 언제쯤 종결을 맺을지 예측할 수 없다.정부부처대 업계로 유지돼 온 대결구도가 부처간의 마찰로 번져 협상의 폭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분초가 급한 우리의 통신산업실정을 감안하면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없는 일이다. 더이상의 소모적인 갈등은 말끔히 털어 버려야 한다는 것이 주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명분론으로비약되고 있는 부처간의 마찰은 갈길 바뿐 우리 통신산업의 발목 을 붙잡는 결과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 협상이란 상호간의 양보 가 전제돼야 타결을 맺을 수 있으며 지나친 고집은 결국 일을 그르칠 수 밖에 없다.
협상에참여하는 상공부와 체신부관계자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현명한 판단력이 어느때 보다도 절실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