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IBM의 OS/2와 MS의 시카고간의 대결

IBM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을 보기좋게 깨뜨릴 수 있을 것인가.

차세대 PC 운용체계(OS) 시장을 놓고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한판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대결의 주역은 IBM의 "OS/2"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즈 95(코드명:시카고)". PC OS 시장을 잡는 업체가 앞으로 하드 웨어와 소프트 웨어 전부문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한치의 양보도 할 수 없다.

상황은일단 IBM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486과 펜티엄의 보급확대로 PC마이크로프로세서가 16비트에서 32비트와 64비트로 단계가 높아진 만큼 하드웨어의 성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해줄 수 있는 보다 강력한 OS에 대한 사용자들의 요구가 높아져 왔기 때문이다.

지난10여년간 전세계 PC시장을 장악해온 마이크로소프트의 "MS-DOS" 와 윈도즈 가 PC 환경변화와 사용자들의 요구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무대 뒤편으로물러나야할 시기가 온 것이다.

그동안세계 PC 소프트웨어시장을 사실상 지배해온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MS-DOS와 윈도즈의 퇴조를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시카고" 란 코드명으로 32비트 PC OS를 개발해왔다. 자연스럽게 왕위를 승계하겠다는 계산에서다. 시카고는 그동안 세계 PC 소프트웨어 시장을 주도해온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하는 제품인 만큼 IBM의 OS/2에 비해 여러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32비트 OS로 MS-DOS를 기본으로 깔고 그 위에서 운용했던 이전 윈도즈와는 달리 OS차원에서 바로 사용자들에게 편리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를 제공 하고 있다. 또 멀티미디어 시대에 발맞춰 OS가 PC 슬롯에 꽂혀 있는 사운드 카드 등 각종 주변기기 카드를 인식해 사용자들이 손쉽게 쓸수 있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 기능을 제공한다.

무엇보다시카고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전세계 PC 소프트웨어 및 하드 웨어업체들이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세계 PC 소프트웨어 시장을 지배해 온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OS/2에 비교할 수없는 기득권을 갖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시카고의 시판일정이 당초 계획했던 일정에서 계속 늦춰지고 있다는점이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측은 시카고를 "윈도즈 95"란 이름을 붙여 내년상반기 중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벌써 PC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주류가 32 비트를 넘어 64비트를 향해 옮겨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마이크로소프트 의 OS 개발속도는 시장 요구에 훨씬 뒤처져 있다. 그만큼 PC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에 상당한 공백이 생긴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약점은 그대로 IBM의 장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IBM은 다음달중 "워프"란 코드명으로 개발해온 OS/2 새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시기 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카고보다 최소 6개월 이상 앞선 셈이다.

워프는세계 최대 컴퓨터업체인 IBM이 소프트웨어시장의 숙적 마이크로 소프트를 겨냥해 심혈을 기울여 내놓는 제품인 만큼 윈도즈 95에 앞서는 여러가지 기능이 있다. 통신기능을 강화해 요즈음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인터네트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것이 그중 한 예다. 여기에 워프는 사용자 개개인이 네트워크를 통해 1대1로 업무자료를 교환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 다. 또 워프는 32비트 OS로 프로그램 크기가 작아 4MB의 램(RAM) 용량으로도 구동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카고는 최하 8MB 에서 16MB의 RAM이 있어야 구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부분 486 이상 PC가 4MB RAM을 갖고 있고 16MB, 32MB RAM을 장착한 경우는 드물다는 점을 감안할때 상당한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IBM은 "보너스팩"이란 이름으로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개인정보관리 프로그램 등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예정이다. 가격에 민감한 개인사용자를 겨냥해 다양한 기능에다 선심공세까지 펼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강공책으로 IBM의 OS/2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돌출된 윈 도즈 로고 사용권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와관련,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으로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신제품을 내놓을 때 윈도즈95 규격에 따른 제품만 윈도즈 로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OS/2와 호환되는 윈도즈 3.1 관련제품을 빨리 도태시키고 윈도즈 95 응용프로그램이 자리잡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OS/2를 공동개발해온 IBM은 윈도즈 마이크로커널 사용권을 갖고 있어 기존 윈도즈와 호환성이 있는데 반해 계약효력이 없는윈도즈 95와는 호환성이 없다.

이기회에 귀찮게 따라 다니는 OS/2를 떼버리고 홀가분하게 행동 하겠다는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속셈이다. 또 그동안 소프트웨어 시장을 주도해온 만큼 윈도즈95를 고집하면 다른 업체들에서도 어쩔 수 없이 따라올 것이란 배짱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의 경쟁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현재 IBM 우세 론과 마이크로소프트 우세론으로 양분돼 있다. 가트너 그룹의 존 기라드씨는IBM 우세론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는 "윈도즈 95 출시가 늦어지는 만큼 상황이 IBM에 유리하게 작용하는데다 IBM이 갖고 있는 명성도 OS/2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인텔퀘스트사의마이클 게일씨는 OS/2에 비관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전문가 다. "OS/2가 갖고 가야할 짐이 많은 데다가 IBM은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전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해 불리할 것" 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엇갈리는 전문가들의 전망과 관계없이 차세대 OS 시장의 승패는 소비 자들의 판단에 의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누구보다도 사용자들이 가장 현명 하고 냉정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