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예견됐던 일이지만 원화절상이 최근들어 가속화되고 있다. 미달러화 에 대한 원화환율이 7백원대에 진입하기위한 초읽기에 돌입한 것이다.
연초달러당 8백13원대를 정점으로 지속된 원화절상이 현재 기준으로 볼때원화가치 상승이 1.7%에 불과해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절상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한국개발연구원이나 산업연구원 그리고 민간경제연구소등은 내년도에환율이 달러당 7백75원에서 7백85원수준까지 상승, 현재보다 1.9%~3.1% 더절상될것이라는 전망이어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더구나민간경제연구소들은 외국자본의 국내유입 가속화, 대외무역수지의 개선 국내 경제의 지속적인 상승세등의 여파로 이같은 원화절상 추세가 오는98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어서 국제가격경쟁력에 파급될 영향을 고려 ,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원화절상은수출채산성의 악화를 초래하며 결과적으로 수출경쟁력 상실로 이어진다는 사실 인식과 위기대처방안이 적극 모색되어야 한다.
우리의전자산업이 현재 수출호황을 구가하고 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자체적인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보다는 우리의 주요 경쟁국인 일본이 엔 요컨대 지난해 중반까지만해도 우리의 전자산업은 중고급기술을 채용한 전자 제품분야에서는 일본과의 경쟁에서 뒤지고 저가제품분야에서는 중국 등 후발 개도국에 밀리는등 세계시장에서 샌드위치신세를 면치못했었다.
이같은국면은 일본이 엔고로 특히 중급제품분야에서 가격경쟁력을 상실하자 이틈을 우리제품이 파고들면서 반전됐다. 우리제품은 그 덕에 중급기술을 채용한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경쟁력이 되살아났고 그 여파가 현재도 이어 지고있는 것이다.
이같은우리전자산업의 현실을 고려할 때 원화절상으로 인해 우리전자산업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수도 있다. 더구나 내년부터는 WTO(세계무역기구)의 출범으로 인해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정책의 전개는 더욱 어려울 것이 뻔하다. 따라서 우리 전자산업계는 현재까지의 원화절상 폭만 보고 안일하게 생각 하지말고 연구조사기관 등의 미래예측에 따른 원고시대에서의 생존전략 수립을서둘러야 할 것이다.
우선기술개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이와함께 기술개발전략도 세분화.전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전자산업의 기술개발 투자 규모가 매년 확대 됐다고 하지만 전체투자규모는 아직 미국이나 일본등 선진국에 비하면 크게 뒤지고 있다.
따라서기술개발투자비를 과감하게 증액하는 한편으로 전략적인 기술개발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기술개발비로 모든 분야에 골고루 투자해 국제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집중적으로 투자해 성공이 유력시되는 분야를 선정해 전략적이면서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개발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번째로는자가브랜드 수출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한다. 우리 전자 산업을 대표하는 가전3사의 수출품중 자가브랜드로 수출되는 것은 현재 절반도 안된다. 이는 그만큼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사의 브랜드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지않은 상태에서는 독자적인 시장 개척 능력도 없지만 주문자 즉, 수입자에게 이끌려 다녀야하고 수출확대에도 한계 를 노출시킬 수 밖에 없다. 기술개발을 통해 우수한 상품을 만들어 세계시장 에서 당당히 인정받는 것 만이 환율변동등의 환경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 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해외투자에 박차를 가해야할 것이다. 우리의 전자산업은 해외 투자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와 현재 상당한 국제화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아직 외형규모면에서나 구조적인 측면에서 일본수준에 이르지 못하고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현재의원화절상 추세를 지켜볼 때, 그리고 2천년에도 국제경쟁력을 지속적 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저급품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우리의 해외 투자 수준을 중급품으로 점진적으로 확대시켜 나갈 필요가 어느때 보다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