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보화 사회 규범 정립필요

21세기를 5년 남짓 앞둔 지금의 세계는 세기말적인 특징과 함께 우리 인류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경지, 새로운 사태를 맞고 있다.

세계적으로인종, 민족, 지역별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과거의 "틀" 속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대형참사의 빈발, 극한적인 비인간적 범죄의 다발등 으로 사회를 지탱해 왔던 과거의 "틀"들이 산산히 부서져 내리는 현상들을 목도하고 있다.

물론과거에도 이와같은 반인류적, 반사회적 범죄나 사건들이 없었던 것은아니나 이같은 일들이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서고 있는 것은 과거와는달리 그와같은 사실들이 즉각적으로 전파되어 사회적 측면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현실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데 있다.

정보의보편적인 공유라는 정보사회의 기능속에서 좋은 일보다 좋지 않은 일들이 더욱 충격적으로 작용함으로써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같은현실의 배경에는 합리화, 효율화를 추진해온 산업사회, 산업문명의 구축으로 빚어진 개인 내지 인성의 배제가 그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겠으나인간성 포기현상을 가정이나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일부 주장은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정보사회의진전에 따라 우리는 수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으나 그중에서도 산업사회적 규범을 대체하는 새로운 정보사회적 규범들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음은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인간성 회복이나 가정의 건전화등 내세워지는문제들은 원천적인 문제 제기에 불과하며 타개책이 될 수 없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후기산업사회적 현상이던 정보사회로의 전환기에 일어나는 전환기적 현상이 던 새로운 문명.문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들은 꾸준히 추구되고 모색 되어야 할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전후 모순된 규범아래 미래를 규정하는 비전조차 갖지 못하는 사회로 더욱더 자정력이 없는 혼돈이 심화될 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혼돈 현상속에서도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정보문명, 정보문화일 수밖에 없으므로 문명. 문화적 측면에서 과거의 논리로는 풀 수없는 새로운 표출현상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서의 진단이 필요한 것이다.

생산체계변천설이나 정보전달 체계 변천설 등을 들지 않더라도 정보 사회는 불가피한 현실이며 컴퓨터 진화설, 네트워크 확산설등 모두가 산업사회의 정보사회 전환을 당연한 것으로 보고 있어 우리는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산업사회에 매몰되어온 인간성의 회복과 개인이나 인성의 회복이 정보사회의 과제라는 것도 역시 공통된 생각이다. 산업사회의 매뉴얼이나 규범을 가지고 혹은 농경사회의 규범을 가지고 현실이나 미래를 진단하거나 타개책을 찾을 수 없음은 공통된 합의인 것이다.

정보사회의발빠른 진전은 산업사회의 기본요소였던 국가, 사회적 여러조직 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가정까지도 재조명의 기회를 맞고 있으며 이에 대체되는 개념은 아직 출현하고 있지 않다. 어쨌든 이와같은 기존 요소들의 기능이 재정립되어야 할 것이며 세계와 개인이라는 지극히 단순화된 요소들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WTO등 경제의 세계화가 가속화 되고있고 개인의 창조적 영역이 더욱 강조되는 세계가 되고 있다.

새로운운명의 출현과 심화에 따른 새로운 규범과 비전에 대한 작업은 한국 정보통신진흥협회 정보윤리위원회등에서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거니와 산업사회적 접근으로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기보다는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21세기 인류가 추구할 기본비전부터 정립해 나가는 근본적 접근 책이 기대된다. 뿐만아니라 이 과제에 대한 접근이 전사회적 확산으로 이어 져 젊은이들은 물론 전환기에 희생되게 마련인 사회적 손실의 대책도 아울러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후기산업사회라하나정책적으로 아직은 제조업 사회인 우리나라는 21세기 제조업의 비전도 별로 없는 혼돈속에 있다. 21세기 제조업의 기반으로서 이른바 CALS네트워크가 운위되기 시작하고 있으나 이에 따르는 접근계획과 함께있을 수 있는 소외계층의 구제도 모색되어야 한다.

정보사회에대한 기술적 접근에 집착하는 나머지 사회적인 임팩트 부분에 대한 고려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노년.장년.청소년들에게 미래를 주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정신적 넉넉함이있는 미래와 함께 그 실현 방법까지 제시해야 할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