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PPC통신업계, 내년 가입자 확보에 부심

미국 PC통신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컴퓨서브" "프로디지" "아메리카 온라인 등 주요 PC통신 업체들은 올 연말과 내년의 시장 판도를 미리 가늠해보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내년의 PC통신 시장이 어떠한 양상으로 펼쳐질 것인지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호재와 악재가 서로 혼재돼 있으며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PC통신 시장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점이다. 극심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기 위해서 PC 통신 업체들 은 벌써부터 가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정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관측에 따르면 올해 PC시장 최대의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기간에미국 가정에 보급되는 PC는 약2백30만대 정도로 예상된다. PC 사용자들이 이처럼 늘어난다는 것은 PC통신 업체들에는 일단 반가운 일이다. 잠재고객이 그만큼 증가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오딧세이사는 현재 미국내에서 PC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중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2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PC통신 시장이 앞으로 개척해야할 영역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으로도 해석할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시장 상황을 낙관할 수는 없다. 올해 대형 PC업체인 애플 컴퓨터사가 통신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내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이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그 어느때보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예상된다. PC통신 시장의 개척자이면서 2백40만의 가입자를 확보,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컴퓨서브도 "1등"이라는 위치가 결코 든든한 기반이 되지 못한다. 2위의 통신업체인 프로디지나 올해 눈부신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아메리카 온라인 사도 안심할 만한 위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PC통신 시장은 안정된 시장이라기 보다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강력한 경쟁업체의 등장이 한번에 시장 여건을 바꾸어 놓을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새롭게 선보인 애플 컴퓨터사의 "e월드"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색다른 인터페이스로 시작부터 사용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화면을 가상의 마을을 보는 것처럼 꾸며 색다른 느낌으로 이용할수 있게 구성했다. 다만 아직까지는내용이 다른 서비스에 비해 부족한 편이고 사용자층도 매킨토시 사용자에 한정돼 있다는 것이 가장 커다란 단점.

애플사는 보다 많은 사용자층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IBM호환 기종에서 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PC통신 업계 최대의 복병으로 기존의 주자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마이크로 소프트사.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내년부터 새로운 통신서비스 "마블"을 선보이며 PC 통신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내년에 발표할 새로운 운용체계(OS) "윈도즈 95"의 지원 을 받는 마블은 이제까지의 서비스와는 다른 획기적인 기능들을 채택하게될것이라고 밝혀 벌써부터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의 강력한 입지를 바탕으로 통신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 진출로 PC통신 업체들 사이의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강력한 기술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가격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

마이크로소프트의 어드밴스트 테크놀로지 그룹의 네이선 마이어볼드 수석 부사장은 "일반적으로 볼때 현재 온라인 서비스는 이용료가 지나치게 비싼편" 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온라인 서비스는 이러한 판단을 기반으로 요금이 책정될 것이라고 덧붙여 적극적인 가격정책을 펼 것임을 시사 하고 있다.

컴퓨터 전문잡지 출판업체인 지프 데이비스 퍼블리싱사도 최근 2년여간의 개발기간 끝에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온라인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말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게될 지프 데이비스의 "인터체인지" 서비스는 출판업체의 출판물을 온라인을 통해 직접 독자들에게 서비스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 "인터체인지" 서비스는 시작 초기부터 많은 사용자층의 관심을 끌며 벌써 7만7천명으로부터 가입 신청서를 받았다.

새로운 경쟁자들의 출현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기존의 PC통신업체들은 다양한 정보 공급원을 확보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고안해내는등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메리카 온라인은 내년 1월부터 이용료를 16% 인하한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프로디지는 이미 이용료를 낮췄다.

기존 PC통신 업체들의 살아남기 전략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신규 참여 기업 들의 야심에 찬 도전이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지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