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킨토시 신화주역 스티브잡스의 야망(6)

분명히 애플사는 제록스의 경쟁업체였지만 제록스는 스티브잡스의 방문을 허락했다. 사실 제록스사는 애플이 주식을 공개하기전에 비공개리에 상당량의 애플지분을 매입했던 것이다.

잡스는 제록스사와 자금조달 관련협의를 하면서 PARC를 방문할 수 있는지 문의했고 잡스를 약탈자가 아닌 새로운 동업자로 간주한 제록스사는 방문을 허락했다. 애플사의 이익은 곧 제록스사의 이득이 될 것이다. 애플사 방문단 은 PARC에서 알토에 대한 한시간의 설명을 두번에 걸쳐 들었다. 애플사 일행 의 두번째 방문시에 잡스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직접 보고 듣는 것은 청사진을 받아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이었다.

잡스와함께 PARC를 방문했던 애플사의 빌 애킨슨은 PARC에서 본 것이 그렇게 대단한 비밀사항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PARC에서 하고 있는 일을 이미 언론을 통해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익했던 점은 그런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되는 것을 보고, 자신과 동료들이 택한 방향이 올바른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PARC의 조지 페이크소장도 이에 동의했다. 물리학자 페이크는 후에 자신의제록스사 상관들이 잡스의 방문을 허락한 것은 "아둔한 짓"이었다고 비판했다. 페이크는 제록스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잡스가 혁신적인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것이었다고 말했다. 페이크는 이렇게말했다. "러시아와 원자폭탄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그들은 그것을 만들 수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마자 즉시 개발해냈던 것이다." 페이크나 다른 PARC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속에서 마치 79년 이후 애플사의 성공이 당연히 PARC의 공이었다는 듯한 어조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PARC가 개발한 것들이 언제까지나 비밀로 남을수만은 없는 것이며, 제록스는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토를 소개했었고, 당시 PARC는 다중 윈도즈와 팝다운 명령 메뉴 등 특징을 갖고 있는 알토 소프트웨어 "스몰토크"를 다른 회사들에 공개해도 좋다는 허락을 모회사로부터받은 상태였다.

그들은 또한 애플사의 엔지니어들이 제록스의 연구소를 방문하고 돌아간 뒤에도 많은 연구개발을 추진해야 했고 마케팅 담당자들 역시 판촉전략을 세워야 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후에도 수많은 사건들이 일어나서 성공 이 결코 보장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으며, 따라서 성공의 몫은 제록스가 아닌 애플에게로 돌아가는 것이 당연했다. PARC를방문했던 잡스와 다른 애플직원들은 단지 기계와 그 소프트웨어의 겉만을 봤을 뿐이었다.

훗날 애플사가 독창적인 프로그램 코드를 사용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작동 면에서 제록스 알토의 소프트웨어와 비슷하다면 애플이 "모양과 느낌" 을 복제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양과 느낌"이라는 것은 저작권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정의하기가 매우 모호한 개념이다. 이것은 마치 자동 차 제조업체가 최초로 운전대를 자동차의 왼편에 설치했고, 브레이크페달은왼쪽에 액셀러레이터페달은 오른쪽에 설치했다고 해서 그들만이 독특한 자동차설계의 "모양과 느낌"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애플사가 PARC에서 가져간 것은 지적재산이라고 간주할 만큼 구체 적인 것이 아니었다. 마이로소프트사가 애플의 매킨토시 소프트웨어의 모양 과 느낌을 복제했다하여 입장이 뒤바뀌었을때, 애플사는 아이로니컬하게도제록스가 자신에게 그랬던 것과 똑같이 불만을 표시했다.

애플은 88년 마이크로소프트를 고소했는데, 아무리 현대가 소송의 시대라 해도 이는 참으로 위선적인 행위였다. 애플은 IBM의 컴퓨터를 매킨토시 비슷한 모양을 갖게 해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즈"소프트웨어가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당연히 많은 경쟁자들과 경쟁을 벌여왔지만 애플로부터 태고의 불의 비밀을 훔쳐내는 것은 위반항목중에 들어있지 않았다. 모양과 느낌을 도둑질했다는 애플의 주장은 세가지 이유에서 어리석은 주장이었다.

첫째, 법률적개념 자체가 불투명하고 집행불가능했고 둘째, 이 경우 애플사 가 상호 특허라이선스계약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부여한 소프트웨어 권리로 인해 문제가 단순치 않았으며 셋째, 애플과 PARC의 관계 등이 그것이다. 애플사의 마이크로소프트사 제소는 자신의 역사를 잊어버리려는 엄청난 노력 을 필요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