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휴대형 전화기가 인체에 해로울 수 있음을 우려해 수신기와 안테나가 아주 가깝게 붙어 있는 기존 모델을 바꾸고 형식승인 규제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형 전화기를 사용하는 것이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이 그간 간간히 나오기는 했으나 미정부가 유해 가능성을 감안해 대책마련에 본격 착수한 것이 관심을 끈다.
미감사원이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연방통신위원회(FCC), 국립암연구소(NC I), 국립건강연구소(NIH), 식품의약국(FDA), 환경부(EPA) 및 상무부 산하국 립표준기술연구소(NIST)등 여러 미정부 기관들이 휴대형 전화기와 관련된각종 대책을 마련중이다.
FDA는 모토롤러 등 휴대형 전화기 제조업체들과 함께 모델변경 가능성을 검토하는 한편 적절한 사용을 권고하는 방안도 마련중이라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FDA는 기존 휴대형 전화기가 안테나와 수신기가 너무 가깝게 붙어 있어 안테나에서 나오는 저출력 주파수방사선(low-powerradio-frequency radiation)이 사용자의 두뇌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음을감안해 모델변경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FCC의 경우 통신기기 등이 영향받는 미국립표준연구소(ANSI)기준을 바꿀 것을 이미 제의했으며 이것이 확정될 경우 휴대형 전화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FDA와 FCC가 지금까지 나온 과학적 지식들에 근거해 휴대형 전화기 사용을 당장 규제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NCI도 지난해 뇌암환자 8백명 등을 대상으로 휴대형 전화기 사용이 뇌암 발생과 관계가 있는지의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유행병학적 연구에 착수했다.
NCI측은 이 연구가 오는 98~99년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휴대형 전화기업체들도 인체 유해여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음을 감안해 별도의 자구책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토롤러의 경우 지난 91년 휴대형 전화기의 인체 유해여부 를 가리기 위한 연구를 외부에 의뢰했다. 또 미이동통신산업협회(CTIA)도 별도의 연구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들 업계 주도의 연구는 그 대상에 인체를 직접 포함시키지는 않고 있으나휴대형 전화기의 차세대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 전화도 실험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가 밝혀 연구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보고서는 저출력 주파수 방사선이 암 발생을 촉진시킬지 모른다는 내용의 지난 91년 연구결과 등을 소개하면서 그러나 휴대형 전화기 사용이 인체에 해롭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그간의 연구결과들이 아직 충분치 않은 상태라고 신중하게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휴대형 전화기는 지난 83년 시판된 후 지난해말 현재 1천6백만 대(자동차전화포함)가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 10년안에 6천만대 이상 보급될 전망이다. [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