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BSA, 러시아SW불법복제 단속나서

미국의 컴퓨터소프트웨어업체들이 불법복제품이 난무하는 러시아시장을 평정 하기 위해 원정에 나섰다.

전세계 소프트웨어시장의 80% 이상을 쥐고 있는 미국업체들이 소프트웨어의 국제간 유통질서를 확립한다는 기치를 높이들고 이번에는 러시아로 향하고있는 것이다.

원정의 선봉은 미상업용소프트웨어연합(BSA).

마이크로소프트(MS), 노벨사 등 소프트웨어분야 거인들로 구성되어 있는 BSA 는 지난 88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전세계 60여국에서 5백여 건의 불법 소프트 웨어 단속실적을 올린 바 있다.

이런 혁혁한 실적을 가진 BSA가 러시아의 유수 소프트웨어업체들과 공동으로 불법소프트웨어 소탕작전을 펴기로 한 것이다.

이 작전의 핵심은 불법복제품을 제조하거나 사용중인 단체나 개인을 적발해 지난 92년부터 시행된 러시아의 새로운 소프트웨어보호법에 따라 처벌하는 선례를 남긴다는 것. 이를 통해 불법SW복제품을 사용중이거나 잠재적 이용자 들에게 경종을 울린다는 것이다.

주로 한국를 비롯, 동남아시아나 중동지역에서 단속을 벌였던 BSA가 러시아 로 향한 이유는 두가지.

러시아의 불법복제율이 아시아나 중동지역 못지않게 높다는 것과 러시아 소 프트웨어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불법복제율은 인도, 싱가포르등 아시아지역 국가들과 비교 가 되지않을 정도로 높은 98%를 기록했다고 BSA는 발표했다. 이 수치는 또SW불법복제의 천국으로 알려진 중국의 94%보다도 4% 더 높으며 불법복제율 이 99%나 되는 파키스탄과 태국 등 최상위그룹과 맞먹는 다는것을 의미한다. BSA는 또 지난해 러시아의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액은 7천5백만달러를 기록해 파키스탄(3백20만달러), 덴마크(6천9백만달러)에 비해 큰 규모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98%의 불법복제율을 그대로 간과할 경우 막 싹이 돋고 있는 러시아 컴퓨터소프트웨어시장이 치유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를 것이라는 미국SW업 체들의 우려가 이번 조치의 직접적 동기이다.

두번째 이유는 미국SW업체들이 급속히 증대되고 있는 러시아 시장에서 불법 복제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SW시장 성장에 따른 매출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불과 3년전만해도 러시아에서 SW시장은 미미한 수준이 아니라 형성도 전혀 안된 상태에 있었다. 개인용 컴퓨터를 가진 사람은 러시아를 통털어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 러시아는 다르다. 자본주의의 분홍색 물결이 깊숙히 스며든 러시아의 컴퓨터 시장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리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 시장은 매년 30~50% 정도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또 매달 8만대의 컴퓨터가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가령 전 KGB건물 앞에 위치한 비블리오 글로부스라는 SW판매점의 경우, 영어 와 러시아어로 된 "로터스1-2-3",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볼랜드 패러독스 " 등의 다양한 제품이 빽빽이 진열돼 있다. 제품수나 판매점의 인테리어면에 서 미국이나 유럽의 판매점과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화려한 색으로 치장된 이런 제품들을 사려는 모스크바 시민들로 매장이 연일 붐비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편 미국업체들은 러시아에서 불법복제품을 근절하기 위해 이러한 법적조치 라는 채찍과 함께 가격인하라는 당근을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패키지제품에 대해 러시아에서 2백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이 가격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격 3백50 달러에 비해 거의 절반 가격인 것이다.

러시아에서 미국 SW업체들의 책찍과 당근을 통한 불법복제품 근절책이 성공 할지 아직은 미지수다.

그러나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의회에 합법적인 SW만을 사용하라는 지시 를 내렸고 대기업을 비롯하여 점차 많은 기업과 공공단체들이 정품 SW를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러시아에서의 불법복제율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기대된다. <박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