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업체, DVD개발경쟁 격회

차세대 영상디스크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비디오디스크(DVD)의 개발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말 히타치.컬럼비아연합과 마쓰시타전기 등이 각각 화상전송에서 "가변전송레이트방식"을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의 표준화를 둘러싼 업체간 공방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DVD의 화상전송방식은 크게 일본빅터(JVC)사를 중심으로 한 "가변 방식", 파이어니어가 제창하는 "고정전송레이트방식"으로 양분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히타치, 컬럼비아, 마쓰시타 등이 가변방식에 참여함으로써 앞으로 표준화경쟁은 외형상이지만 가변방식에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어 나갈 것이라는 예상을 낳고 있다.

그러나 확정되기 전까지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것이 표준화 의 세계. 외롭게 독자방식을 고집하는 파이어니어의 반격이 어떻게 전개될 지, 또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소니의 이후 움직임도 변수로 남아 있다. DVD는 침체를 보이고 있는 AV기기시장의 최후의 보루로 기대되는 전략상품.

직경12cm의 CD(콤팩트디스크)와 같은 크기의 디스크에 디지털로 움직이는화상 동화 을 기록한다. 동화압축의 국제규격인 "MPEG-2"로 신호를 압축해 영화 1편분에 해당하는 1백25분간의 동화를 디스크 1매로 재생한다. 그러나이것은 사용자가 녹음할 수는 없고 재생전용으로만 사용된다. 간단히말하면 영화를 볼 수 있는 CD" 정도인 셈이다.

가전업계에서는 이 DVD의 발매시기를 96년으로 목표하고 있지만 중요한 표준 규격은 정해져 있지 않다. 아직까지는 각 업체들이 이를 둘러싸고 수면아래 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단계다.

그간의 경위는 일본빅터가 지난 7월 시작품을 공개한 것을 필두로 9월에 산 요전기와 파이어니어가 자사규격을 잇달아 발표하는 식으로 전개됐다. 이어 최근에는 히타치.컬럼비아연합과 마쓰시타가 지난달말 "가변전송레이트방식" 에 가세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했다.

이들의 가세로 각 업체들이 추구하는 DVD규격의 공통점과 상이점은 선명해졌다. 그 핵심은 *화상의 전송방식과 전송레이트 *레이저광원의 파장 이 두가지다. 전자는 화질, 후자는 디스크의 기록밀도를 결정짓는 요소다. 이미 신호 의 압축방식.디스크면적.기록시간 등에서는 대략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있는상황이기 때문에 DVD의 규격난립은 우려할 정도가 아니다. 이후 사양결정은 사실상 화질과 기억용량에 달린 셈이다. 일본빅터가 제창하는 가변전송레이 트방식은 화상의 복잡성에 대응해 전송레이트를 변화시키는 방법. 이 회사의 규격에서는 전투장면 등 움직임이 격렬한 장면은 최대로 초당 16M비트의 정 보량을 보낸다. 반면에 단순 화면의 경우는 정보량을 절약해 평균 전송레이 트를 초당 3M비트로 제한한다. 즉 정보의 밀도를 융통성 있게 해 디스크 1매 당의 용량을 유효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이와는 다른 주장을 하는 업체는 파이어니어다. 이 회사는 초당 6M비트의 전 송레이트를 항상 유지하는 고정방식을 제창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 보는수신기의 화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저의 경우라도 6M비트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회사의 입장이다.

현행 LD(레이저디스크)의 화질을 능가하기 위해서는 초당 6M비트의 전송레이 트가 불가결한데 LD의 선두주자인 파이어니어로서는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부분인 것이다.

현재로서는 양 방식의 우열을 기술적으로 가름하기는 힘들다. 단지 업체수에 서 가변방식이 앞서고 있다는 사실만이 드러났을 뿐이다. 수적인 우세를 보이는 가변방식에는 지난 10월 도시바가 동참한데 이어 히타치, 컬럼비아, 마 쓰시타 등 3개사가 가세했다. 평균의 전송레이트에서는 도시바가 4M비트, 히타치.컬럼비아연합이 3~3.5M비트를 취하는 등 업체별로 약간씩 다르다. 그렇지만 "가변방식이 한정된 기억용량에서 보다 아름다운 화상을 얻을 수 있다" 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이들 5개사는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수적 우세 때문인지 일단 가변방식진영은 표준화에서 활기를 보이고 있다.

뒤늦게가세한 히타치는 "특허는 모든 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 며 표준화에 의욕적이다. 일본빅터도 "모든 업체가 가변방식을 채용할 것"이 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가변방식진영에 참여하는 업체수는 더 늘어날 조짐이다. 일례로 시작품에서 3~4M비트의 고정방식을 채택한 산요전기의 한 관계자는 상품화시기에는 가변방식을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아직 소니 등이 침묵을 지키는 등 변수가 남아 있어 표준화의 향배를 속단하기는 시기상조로 보인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