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브리티시 텔레컴(BT), 독일의 도이치 텔레콤(DT)사를 비롯한 유럽 통신업체 종사자들에게 이번 겨울은 더욱 추울 것으로 보인다. 감원의 삭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BT가 지난 5년간 10만명의 종업원을 줄여왔고 DT도 오는 2000년까지 3만명을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영국의 양대 통신업체 가운데 하나인 머큐리 텔레커뮤니케이션즈사도 이달들어 전체 종업원의 4분의 1에 해당되는 2천5백명을 감원했다. 유럽의 국영 전화업체들의 40%에 달하는 40만명의 근로자들이 오는 2000년 까지 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업계의 한 조사결과는 이들을 한층 더 춥게만들고 있다.
정보고속도로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유럽통신업체들이 이처럼 지속적인 군살빼기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무엇보다 업무자동화와 컴퓨터 관련기술의 발전이 있다. 전신주 를 오르내리던 기능인들이 이제는 컴퓨터책상 앞으로 다가 앉거나 회사밖으 로 쫓겨나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과거 세일즈맨이나 공원들이 필요했던 통신업체들은 이제 기술과 정보분야의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50개 이상의 전화업체가 사업승인을 받은 영국처럼 시장참여업체가 급증했고 이것이 각 업체들로 하여금 비용을 절감하도록 자극했다. 그러나 규제가 완화되면 필연적으로 변화가 뒤따르게 마련인데 지각변동에 따른 여진은 이용자 뿐만 아니라 전화업체에도 온다.
업체로서도 종업원을 줄인다는 것이 그리 쉬운일만은 아니다. 위성TV사업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BT의 경우에서 보듯이 서비스요원들의 존재는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