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손목을 잡아라" 크리스마스시즌 판매전을 앞두고 여성손님들을 잡으려는 일본 시계업체들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일본 시계업계에 있어 연말 크리스마스시즌은 1년중 가장 큰 대목이다. 특히 최근 몇년간은 한햇동안의 판매를 결정하는 최대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 또한 거품경제가 끝나면서 수요도 고가품에서 2만~5만엔대의 중저가제품으로옮겨져 시계업체들의 판매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핫토리세이코가 라이선스 브랜드제품에 빼앗긴 10~20대 여성 고객을 되찾기 위해 10년만에 중저가제품노선 공략에 나섰으며 시티즌시계도중저가제품으로서는 7년만에 처음으로 자사브랜드의 레이디스 모델을 시장에 투입하고 있다.
시티즌시계의 자사브랜드 "오파스"는 화려한 금색이나 지나친 장식을 피하고 곡선을 중심으로 부드러움을 표현한 제품이다. 소재도 동사가 주력하고 있는티탄이나 저메탈알레르기를 사양으로 해 피부보호를 꾀했다.
거품경제붕괴 이후 소비자들의 유명상표지향 추세가 일시적으로 수그러들었고 시계도 유명상표 이름만으로 팔리던 시대가 끝나 올해 각 업체들은 싫증 이 나지 않는 자사상표를 중심으로 판촉전을 펴고 있다. 라이선스가 특기인 시티즌도 예외는 아니다. 시티즌은 "오파스"로 폭넓은 세대에 시티즌 브랜드 의 시계 이미지를 제고시켜 나갈 계획이다.
여배우를 이미지캐릭터로 채용한 세이코의 경우 지난 11월까지 자사브랜드인 노이에 를 5만개 판매했다.
시티즌과 세이코의 두모델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은 심플하면서도 여성다운 특성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한편 유명브랜드로 인식이 되고 있는 라이선스브랜드의 경우 한창 때 만큼의기세는 없지만 일부 특정 브랜드는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 세이코가 지난 88년부터 판매하고 있는 프랑스의 캐주얼 브랜드 "어니어스 베"는 오는 95년3월까지 누계판매대수 1백만개의 판매가 확실시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라이선스 브랜드는 연간 10만개 정도가 팔리면 히트상품이라는 평가가 내려지는데 어니어스 베의 경우 금년 한햇동안 30만개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업계의 "돌연변이"로 여겨지고 있다.
구입층은 10대중반에서 20대후반까지의 여성인데, 세이코의 한 관계자는 이것을 "브랜드이미지와 시계가 잘 합치된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 라이선스 브랜드시장에서 약45%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시티즌은 프랑 스에서 어니어스 베와 인기정상을 다투고 있는 "쿠카이"를 오는 6월에 출시 해 세이코와 캐주얼분야에서도 격돌했다.
"쿠카이"의 연간 판매목표는 6만개였으나 지난 11월말 현재 4만개를 판매하고 있어 연간 5만개 돌파는 확실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쿠카이" 역시 구입고객중의 80%가 24세 이하의 여성으로 젊은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이코와 시티즌, 양사 모두 "소비자는 싫증이 덜 나고 오랫동안 애용할 수있는 것을 원한다"고 인식, 자사의 브랜드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한편으론 라이선스제품의 경우도 상품과 브랜드의 이미지가 맞지 않는 것은 판매 량이 줄어들고 있다.
일본의 손목시계시장은 싫증나지 않는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하려는 경향과 아직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으로 시장이 양분되기 시작하고 있다.
이 흐름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 또 자사브랜드의 제품이 계획대로 고객의 취향과 맞아 떨어질지는 이번 크리스마스시즌 판매전의 결과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주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