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일 전자산업 부문별 동향(중)

가전 지난 여름, 가전판매점들은 무더위 덕분으로 일제히 수익이 올랐다. 에어컨.

냉장고등여름상품이 톡톡히 효자노릇을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주식을 공개 하고 있는 가전양판점들중 상위 10개사 모두가 94년도상반기에 매출과 이익 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그 결과가 흡족치만은 않다. 예를 들면, 매출 1위를 달리는 베스트전기의 경우 상반기 95억엔의 매출증가분 가운데에어컨이 67억엔, 냉장고(전자레인지 포함)가 10억엔을 차지하고 있다. 증가 의 80%가 여름상품이다. 2위인 조신전기는 총 55억엔의 매출증가를 기록했는데 여름상품의 매출증가가 이를 웃도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양사 모두여름상품의 의존도가 높은 수익개선인 셈이다.

이밖의 상위 10개사에 속하는 다이이치.마쓰야덴키.다이이치가전.소고전기.

에이덴사도상위 1, 2위업체와 양상이 비슷, 매출증가분에 대한 여름상품의 비율이 50%를 넘는다.

여기다 점포신설 및 확장에 의한 매출증가가 이들의 수익개선에 포함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진정한 의미에서 가전시장의 회복으로 평가하기는 곤란하다. 때문에 일부양판점에서는 "적극적인 전개는 힘들다. 신중한 자세를 유지한다 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각 업체들의 자금사정이 개선된 것만은 사실이다. 때문에 대담한 판매확대책을 펼치기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특히 연말대목을 겨냥한 적극적인 영업전략이 가능하게 됐다.

품목별 동향을 보면, 에어컨은 판매점의 재고일소로 각 제조업체들은 내년을겨냥해 전면 가동중이다. 백색가전은 올 여름 맹위를 떨친 냉장고에 이어 스 테인리스조탑재의 세탁기도 채산성이 호전되고 있다. 정보가전도 PC.휴대전 화등의 가격하락을 배경으로 시장이 착실히 확대되고 있다. 금후 가전시장의 최대과제는 역시 AV기기다. 전체시장의 50%를 넘는 이 분야의 회복을 전제 하지 않고는 사실 가전의 회복을 거론할 수 없다. 특히 이중에서도 영상기기 가 핵심이다.

우선 초점은 광폭TV에 맞춰진다. 국내출하대수가 지난해 30만대에 불과했는데 올들어 10월까지 이미 80만대를 넘어섰다. 컬러TV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올해초 5%에서 10월에는 25%로 급상승했다. 연말까지 1백20만대, 내년 3월까지 1백50만대의 출하가 확실시된다. 컬러TV의 전체출하대수는 기존 형의 부진 탓으로 미미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인데 판매가격이 1.5배정도 높은 광폭TV에 제조업체.판매점들이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실제 각 제조업체들도 이의 판매확대를 위해 기능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도 시바의 화면분할, 샤프의 문자방송테롭표시, 히타치의 비디오CD내장등 기능 부가.복합화에 힘쓰고 있다.

거치형 VCR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을 제외하고 지난해 11월이후줄곧 상승세를 보여 94년 국내출하대수는 6년만에 증가를 나타낼 전망이다.

이과정에서 다이에이의 1만9천엔대 PB(자가상표)제품에서도 극명히 드러나듯 VCR는 미니미니컴포넌트와 같은 극심한 가격하락현상을 보이고 있다. 얼마나 가격을 낮춰 고화질.고기능을 유지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캠코더는샤프가 주도하는 액정부착형이 여전히 강세다. 소니등 대형업체들의 가세로 연내 전체 캠코더의 50%를 액정부착형이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 올 한해 게임업계는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9월중간결산에서 닌텐도.캡콤.코나미를 비롯 테크노.자레코.에닉스등이 당초목표를 대폭적인 감수감익으로 수정했다. 그 이유는 각 업체별로 다르지만 공통되는 점은 *해외의존도가 높아 엔고나 수출부진에 따른 손상이 크고 안정적인 수익원인 업소용 시장이 극히 부진하며 *소프트웨어도 1~2개를 빼고는 수익이 적었다는 점이다.

이제 게임기업계는 고도성장기를 벗어나 시련기를 맞고 있다. 업소용 시장은 전년비 한자릿수의 마이너스성장이 예상된다. 중견급이하 업체의 부담이 무겁다. 또한 가정용의 차세대게임기시장도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3DO의 규격 을 채용한 마쓰시타전기의 "리얼", 산요전기의 "트라이"를 필두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NEC.HE의 "PC-FX", 세가의 "세가새턴"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는 3DO진영과 NEC가 다소 밀리고 소니와 세가가 앞서는 양상이다. 이 순위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내년초 보급대수 50만대이후의 신장세다.

즉 내년 말 닌텐도의 64비트기 "울트라64"가 3만엔이하로 출시되는데 그때까지 32비트게임기 업체들이 2백만대이상을 보급할 수 있을지가 성패의 관건이 다. 닌텐도용으로 2백만개나 팔리는 소프트웨어를 가진 에닉스나 스퀘어도 하드웨어가 3백만대 보급되면 차세대기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소프트웨어가하드웨어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시장상황에서 각 업체들이 도토 리키재기식의 경쟁을 계속한다면 32비트게임기는 닌텐도의 공세에 단명의 고배를 맛볼지도 모른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