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해 전자산업 기상도

올해 일본 반도체업계는 4MD램에서 16MD램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한편6 4MD램, 2백56MD램급의 메모리생산을 위한 설비투자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에는 NEC가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4MD램보다 3세대 앞선 2백56MD램의 생산을 위한 새 공장설립계획을 발표했으며 16MD램의 증산을 위한 새로운 생산라인및 공장, 64MD램용 공장신설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반도체업체들의 잇따른 설비강화계획에 따라 NEC, 도시바, 히타치제작소 후지쯔, 미쓰비시전기등 주요 5개업체의 금년도 설비투자총액은 당초 예상보다 1천억엔이 많은 5천4백억엔으로 늘어났다. 설비투자액이 5천억엔을 넘어선 것은 각 업체들이 4MD램의 생산을 위해 투자경쟁을 벌이던 지난 90년 이래 처음 있는 일로, 사상 세번째의 높은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4MD램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공급력 부족현상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는 일본의 주요 반도체업체들에 있어 엔고의 역풍아래에서도 돈벌이가 가장 잘되는 사업중의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9월 중간결산에서 주요 전자업체 들이 좋은 실적을 보인 것도 따지고 보면 반도체를 중심으로한 전자부품분야 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중간결산과 함께 발표된 주요 5개사의 94년도 반도체생산계획은 NEC가 전년대비 12.3%증가한 9천1백억엔, 도시바가 13.7% 증가한 8천3백억엔, 히타치 제작소가 14.8%증가한 7천억엔, 후지쯔가 13.6%증가한 4천6백억엔, 미쓰비 시전기가 14.1%증가한 4천4백50억엔이었으며 도시바를 제외한 4개 업체가 당초 생산계획을 상향조정했다.

최근 몇년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반도체붐은 미국의 PC호조에 힘입어 일고 있으며 PC의 메인메모리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D램의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가격도 높은 수준에서 안정돼 올해 전세계의 D램 출하액 은 달러를 기준으로 약 7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미국-일본업체들의 생산이전에 의해 AV기기및 PC의 생산거점으로 성장 한 동남아시아의 반도체수요도 급증하고 있어 일본으로부터의 수출은 성장률 과 절대액 2개부문에서 대미수출량을 웃돌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의 반도체 수출비율은 40%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렇게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일본 반도체업계에도 검은 그림자가 없는것은 아니다. 자국내 민수용 전자기기생산량은 계속해서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반도체시장도 두자릿수성장은 달성하고 있으나 내수가 부진을 거듭해 사실상 제로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업체들로 구성된 WSTS(세계반도체시장통계)에 따르면 일본시장의 성장성은 미국및 아시아뿐 아니라 기나긴 불황에서 탈피하고 있는 유럽보다도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반전자부품 올해 일본의 일반전자부품업계의 회복은 확실시되고 있다.

올해에는ASEAN(동남아국가연합)을 중심으로한 아시아지역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다가 미국, 유럽시장도 탄탄하게 신장되고 있어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 내수의 침체를 메워주고 있다. 엔고에 따른 완성품업체들의 생산이 전에 맞추어 부품업계에서도 해외생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일본내 생산 은 부진한 상태이지만 이동통신및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관련제품의 호조로 전체적인 전자부품생산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엔고도 한풀 꺾인듯 하고 단가하락세도 멈춰질 것으로 보이는 한편해외생산이전및 고정비용의 삭감을 추구하는 조직개편이 추진되고 있어 수익 도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공작기계 일본의 공작기계수주는 전년도의 실적만을 보면 확실히 회복궤도에 올라서고있으나 아직까지 절대치는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대미수출량이 뒷받침해주고 있으나 만약 미국경기가 침체될 경우 내년에는 헤어나기 힘든 수렁에 빠져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일본 공작기계공업회에 따르면 지난 9월의 공작기계수주액은 5백17억엔으로 금년들어 가장 많은 수주를 따낸 3월의 기록을 상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더라도 4개월 연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편 내수현황도 일반기계, 중전기용의 증가에 힘입어 4개월만에 전년도 실적을 웃돌았다. 그러나 주력분야인 자동차용이 7월을 고비로 감소세로 접어 들었으며 내수의 상승세 전환자체도 전년도실적이 너무 낮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 수준적으로는 아직 부진한 상태다.

10월의 주요 7개공작기계업체들의 수주액도 전년대비 35%의 높은 신장을 기록했으나 절대액은 8월이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올해 일본 공작기계업계의 총수주액은 전년대비 5%증가한 5천6백억엔을 기록할 전망이다. <주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