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매킨토시 신화주역 스티브잡스의 야망 (24)

이런 의지를 가진 넥스트 직원들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엄격하고도 세밀한 인터뷰를 거치도록 했다. 애플사나 그 이전의 제록스 PARC에서 그랬던 것과마찬가지로 응시자들은 예측할 수 없는 질문을 받았고 수없이 많은 인터뷰를 거쳐야만 했다. 최종 인터뷰는 잡스가 실시하였다. 인터뷰 질문은 주로 "왜 커프스 링크를 하는지 또는 당신은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따위의용모나 자신에 관한 것이었다.

이렇게되면 겸손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거만하게 대답해야 할 것인지 갈등 을 겪게 마련이다. 어떤 질문은 이들을 궁지에 몰아넣었고 또 어떤 질문은 단순히 상대방을 자극하기 위해 던져지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입사면접시험을 볼때 터무니 없는 질문을 많이하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었고 주로 머리를 쓰게하는 질문을 많이했다. 면접하는 사람은 "미국에 주유소가 몇개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즉각 그에 대한 답을 할 수 없을 경우 그 답을 추론하는 과정이라도 설명해야 했다. 즉 인구가 2억5천만명이고 4명 중 한 사람이 자동차를 소유하고 5백대의 차가 한 주유소를 사용한다면 답은 12만5천이 될 것이다. 또 "자동 판매기와 주크 박스는 왜 문자와 숫자를 같이 사용하는가"라는 질문도 나온다. 넥스트사는응시자가 얼마만큼 회사를 위해 헌신할 의사가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이보다 더 다양한 질문들을 했다. 잡스는 단순히 똑똑한 사람보다 맹목적인 추종 자를 원했던 것이다.

넥스트의 사훈은 진보적이었지만 직원들은 87년 회사가 외부에서 자본을 끌어들이기 전까지는 실질적인 융자나 기타 혜택을 받지 못했다. 처음 몇년 동안은 비교적 인색한 급료를 지급했지만 이상적인 회사 설립 목표에는 별로 큰 지장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낮은 봉급으로도 일하기로 결심한 사람들의 순수한 동기를 돋보이게 했다.

어떤 직원들은 일할 수 있게만 된다면 급료중 80%를 삭감해도 불평하지 않았다. 물질적인 보상은 차후로 미루어야 했고, 보상은 컴퓨터가 납품된 후 그 "납품 수당"이나 회사가 상장될 경우 주식의 형태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모든 신생 기업과 마찬가지로 넥스트사도 안정되고 전망이 뚜렷한 기업이 못되었다. 넥스트사가 처음 고용한 사람중에는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에이비 티배니언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카네기 멜론 대학원생일 때 새 운용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었다. 잡스는 바로 그 운영시스템을 그가 개발하는 새 컴퓨터에 채용하려고 했다. 모든것을 그 시스템에 걸겠다는 잡스의 말에 감동한 그는 박사 과정을 마치자마자 넥스트에 입사하기로 했다. 넥스트사에 입사하기로 결정한 그는 1백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배당해 주겠다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제의를 거절했다.

잡스가 고용한 신입 사원들은 현재의 봉급보다 앞으로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 하겠다는 열의가 더 중요했던 것이다.

85년에서 첫 컴퓨터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88년 말까지 업무에 대한 직원들의 열의를 알아보기 위해 잡스는 제품에 대해 사전지식없이 채용조건을 수락할 것을 요구했다.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종교적 맹신 효과를 극대 화하기 위해 회사는 컴퓨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제품에 대해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들은 잡스의 말대로 "깊은 신뢰감"을 가져야 했다. 회사 규정이 엄격 했지만 잡스자신만은 그 규정에서 예외적인 존재였다. 그는 고용하고 싶은사람에게만은 제품을 미리 보여 줄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막상 제품이 공개되고 나면 그 제품보다 잡스와 그의 독특한 경력이 더 큰 관심사가 되었다. 사람들이 넥스트사 직원들을 하레 크리스나의 추종자들 같다고하면 그들은 코방귀를 뀌며 절대로 잡스를 맹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들이 잡스를 맹신하지 않더라도 그들을 끌어 들이는 잡스의 힘은 대단 했다. 잡스 같은 기록을 갖고 있는 전문가가 몇이나 되겠는가? 잡스가 과거에 이룩한 일들을 들여다 보면 그의 주위에 있는 사람은 자연히 성공할 수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의 곁에 있으면 앞으로 저절로 성공 할 수있다는 것은 자명했다.

봉급이나 기타 이유 때문에 넥스트의 채용을 거부하는 사람이 있으면 넥스트 인사 부장은 최후의 수단으로 잡스를 만나게 했다. 잡스는 능숙하게 사람들을 다루었다. 그는 적절하게 칭찬도 해가며 그 사람에게 적합한 훌륭한 비전 을 심어주곤 했다. 잡스의 제의는 거절 할 수 없는 마력을 지녔다.

교육용 컴퓨터를 만든다는 사명감 때문에 넥스트의 채용 제의는 더욱 가치있는 것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