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미디어> 대화형 PC

PC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반응하는 시대가 우리들 곁으로 바싹 다가오고있다. 10여년전 IBM이 처음으로 PC를 선보였을 때 PC는 그저 일밖에 할 줄 모르는따분한 기계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당시 PC는 시커먼 모니터에 "커서"만 깜박거려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접근조차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PC에 한가닥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어준 게 바로 마이크 로소프트의 "윈도즈 3.0"이다. 윈도즈 시대에 들어서 사용자들은 알록달록하고 재미있는 그림으로 단장한 화면을 보며 PC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됐다. 여기에 최근 486, 펜티엄 등 강력한 처리속도를 갖는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등장하고 CD-롬, 사운드카드, 동화상카드등 멀티미디어 주변기기 카드가 쏟아져 무뚝뚝하고 삭막했던 PC가 재미있는 친구로 변하기시작했다. 오로지 일을 하기 위해 PC를 사용하던 시대에서 노래도 하고 비디오도 보는멀티미디어 PC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더 편리하고 재미있는 기계를 원하는 사용자들의 요구로 멀티미디어P C는 또 한번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따라하는 대화 형PC가 멀티미디어 PC의 새로운 지향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 멀티미디어 PC가 물론 사람의 명령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PC는 처음 개발될 당시부터 사람이 입력한 명령을 수행하도록 설계돼있다. 따라서 사람이 입력 한 명령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모든 PC는 대화형PC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대화형PC와 멀티미디어PC를 구분하고 있는 것은 사람과 PC간 인터페이스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즉, 현재 PC는 멀티미디어 기능 채택여부에 관계없이 키보드와 마우스로 명령을 입력하고 명령을 수행하는 단순 인터페이스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화형PC는 이에 반해 사람의 음성으로 명령을 입력하고 수행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즉 음성인식기능이 대화형PC와 멀티미디어PC를 구분짓는 주요기능 인 셈이다.

여기서 더 기능이 발달한 PC는 사람의 손짓 몸짓을 인식하는 "제스처인식"기 능을 갖춰 사람이 가만히 앉아 손가락으로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현재 제스처인식 컴퓨터는 미국 패턴디자인사 등의 모험기업과 IBM, NEC 등 대기업에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대화형PC의 또 다른 특징은 사람이 입력한 명령을 수동적으로 단순처리하지 않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제시,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을 최대한 넓혀 준다는데 있다.

즉 영등포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길을 물으면 대화형PC는 우선 걸어서 갈거냐아니면 교통수단을 이용할 것이냐를 사람에게 다시 물어온다. 교통수단을 이용하겠다고 대답하면 대화형PC는 다시 버스로 갈거냐, 지하철로 갈거냐 아니면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할 것이냐를 물어보고 방법을 가르쳐 준다.

사람이 말과 몸짓으로 명령을 내리면 PC가 다시 질문형태로 여러가지 방법을제시하고 사용자의 정확한 요구를 파악해 명령을 처리하는 대화형PC 개발로P C와 사람 사이의 벽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함 종 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