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보통신산업은 기술수준이나 생산규모면에서 미국이나 일본등 선진 국에 비해 8년정도 뒤처져 있다. 정보통신분야의 기술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우리는 앞으로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투자확대와 기술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무한경쟁시대에서 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 이 열세를 면하지 못하면 세계화전략에서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고 우리는 영원히 정보선진국으로 부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통신산업에서 우리가 취약한 분야는 서둘러 경쟁력 향상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선진국들과 별 차이가 나지 않은 분야는 더욱 육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정보통신산업의 국제 경쟁력과 발전단계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정보통신산업중 시스템기술과 고도정보처리기술, 무선.위성통신기술 대형컴퓨터 기술등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8년정도 뒤떨어져 있고 단말기술은 대등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통신기술을 주도할것으로 예상되는 무선통신기기와 슈퍼컴퓨터 등에 대한 기술격차가 심해 우리의 분발이 요구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와 슈퍼컴퓨터등에 대한 기술은 선진국들이 기술보호벽을 갈수 록 견고하게 쌓고 있어 과거와 같이 기술도입이 쉽지 않다. 설령 핵심기술을 제공해 준다해도 국가간에 투자지분참여나 상품거래를 요구하는등 까다로운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이런 조건을 우리가 만족시켜 주기가 현실적으로 어렵 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기술격차가 분야별로는 유선통신기기보다 무선통신기기가 심하고 음성교환기 를 제외한 ATM(비동기전송모드)교환기, 광교환기 등 광대역 ISDN 교환기술과 지능망 교환기술의 격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기 생산력도 외국에 비해 열세다. 지난 93년말 현재세계 정보통신기기 생산량은 5천3백49억달러규모인데 우리는 이중 3.8%수준 이다. 이는 미국의 31.0%나 일본의 26.1%에 비해 9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 다. 정보화의 사회인식과 수준을 나타내는 정보이용면에서도 우리나라는 선진국 의 절반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나 전신, 데이터통신등 이용액을 지표 화한 네트워크계 서비스 이용지표를 살펴보면 지난90년을 기준으로 92년말 현재 우리는 1백42인데 반해 미국은 2백65, 일본은 3백49, 영국은 4백8로 분석됐다. 또 1인당 정보처리 서비스 매출액을 나타내는 비네트워크계 정보서비스 이용지표는 미국이 3천3백37, 일본이 2천4백93인데 비해 우리는1백53에 불과해 선진국과 격차가 심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미래의 정보화를 수치화한 정보투자지표가 선진국보다 월등히 낮다는 점이다. GNP에서 연구개발비와 인구당 특허건수, 과학논문수 등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표화한 정보화 투지지표의 경우 92년 현재 한국이 1백25인데 비해 미국은 9백32, 일본은 5백22, 독일은 6백16을 기록한 것으로조사됐다. 이처럼 정보통신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이 뒤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술이 부족하고 아울러 연구개발비가 부족한 데 그 원인이 있다. 오늘날 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기술수준이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이분야에 대한 투자확대가 절실하다고 본다.
가장 바람직하기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개발이란 것이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기가 불가능하고 설사 기술을 개발 했다 해도 제품수명주기가 갈수록 단축되는 관계로 상품화까지 연결시키는데 는 숱한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상호이해가 일치하는 분야에 관해서는 외국의 선진기술을 도입해 활용하는 한편 자체 기술개발에 박차 를 가해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산업 발전은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정책적으로 정보통신산업 육성책을 마련해 지원하고 기업들은 이를 상품화해 세계시장을 공략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국제규범에 맞지 않는 각종 제도를 정비하고 민간기업들이 의욕적으로 기업활동을 하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이다. 올해는 정부나 국내 정보통신업체들이 세계화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자면 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정부와 기업체들의 분발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