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베일벗는 북한 정보산업 (2);소프트웨어

북한은 정보산업 분야에서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부문에 노력을 더 기울이고 있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수출전담하는 회사가 별도로 있지만 하드웨어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은 90년 9월에 평양 전자계산기 운용회사에서 컴퓨터에 의한 한글 문서 편집및 인쇄프로그램인 "창덕"을 개발했고 전국 프로그램 경연대회를 열기도 했다. 북한이 소프트웨어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90년 12월 중앙 통계국 중앙전산소 프로그래머들에게 예술가들에게나 붙여오던 공훈칭호를 사용해 "공훈계산원"이라고 수여한 것에서도 엿볼수 있다.

북한의 워드프로세서는 "현필""편집" 등이 개발돼 사용됐으나 24도트문자만 출력할 수 있는 결함으로 인해 곧 이어 비교적 워드프로세서적인 기능을 갖춘 "창덕"을 개발했다.

창덕은 먼저 여러가지 기본적인 문서형식을 지정할 수 있다. 그 형식으로는 인쇄용지 규격을 정하는 것과 여백지정, 한페이지당 행수, 행사이 간격 등 형식지정이 가능하고 또한 여러가지 문서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창덕은 현재 2.0버전이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전에 개발된 조선글타자기, 조선말 문서처리기의 사용을 쉽게 도와주고 있어 각급기관, 공장기업소 등에보급해 널리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창덕체계의 작업환경은 DOS 3.30에 바탕해 일부를 수정했고 "조선어 체계" 보다 DOS 3.30의 기능을 수정한 곳이 적다.

창덕체계의 구성을 보면 먼저 DOS 부분 BOOT, IO.SYS, MSDOS.SYS, COMMAND.

COM(한글메시지를 첨가하지 않음)이며, 워드프로세싱 부문에는 메인프로그램 MPP2.EXE 화면용 폰트(FONT1 하위 디렉토리에 둠), 프린트용 폰트(FON T 하위 디렉토리에 둠)로 구성돼 있다. 내부코드는 A044(聖), A07D(가), A26 4(나), B77D(아), B095(하), B251(횡) 등으로 돼 있어 "조선어체계"와 다르며 "하"뒤에 "아"가 오기로 돼 있어 현행 맞춤법에 맞는다. 창덕의 형태는 IBM 호환 PC에서 작동하는 워드프로세서로 사용설명서나 정품디스켓 없이 보통 2.25인치 2HD 플로피 디스크 한장에 담겨 있다. 글자판은현행 표준 자판 인 KSC 5715와 흡사한 두벌식 자판을 사용하고 국내에서는 흔치않은 EGA 카드 에서 작동하는 프로그램이다.

창덕개발자가 우리와 일본의 PC 사용환경을 참고해 제작했는데 소프트웨어적 인 폰트를 사용하고 한자가 포함돼 있지 않아 한자단어 사전기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드웨어적인 한글카드가 없이 소프트웨어적인 폰트를 사용해 작동하며 아래아 한글과 같이 위지위그 방식은 아니다. 일본을 참고한듯 한개의 문서 를 두개의 독립된 파일로 저장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예를 들어 DEMO라는 이름의 문서를 만들면 디스크에 저장되는 파일은 *.KO R와 *.ATT가 된다. *.KOR는 글내용이고, *.ATT는 그 문서에 있는 줄긋기나 장식 등의 속성을 담고 있다.

창덕에도 "그림삽입"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을 이용하면 문서안에서 그림정보를 담고 있는 또하나의 파일이 생길 것으로 본다.

프로그램 목록을 보면 실행파일이 135KB이고 화면용과 인쇄용은 자체 소프트 웨어적인 폰트를 쓰고 있다. 프로그램 목록에서 특이한 점은 창덕은 환경설정을 담고 있는 파일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반드시 A드라이브나 B또는 C드라이브의 루트 디렉토리에 프로그램이 설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창 덕이 하드디스크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뜻이다.

플로피디스크 환경만을 고려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A드라이브거나 B드라이브거나 실행될 때 화면용이나 인쇄용 폰트를 루트 디렉토리 바로 아래에 있는 FONT/와 FONT1/디렉토리에서 찾는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하 드디스크의 서브디렉토리 안에 창덕을 설치하면 프로그램실행이 중단된다.

뿐만아니라 플로피 디스크에서는 서브디렉토리를 여러 단계로 만들 가능성이거의 없기 때문에 파일 이름을 입력받는 공간도 적어서여러 단계의 서브 디렉토리와 함께 파일이름을 입력할수가 없게 돼 있다.

창덕의 조작방식은 80년대 까지 사용하던 풀스크린 메뉴 전개방식에 팝업메 뉴를 사용하고 있다. 요즘 주류를 이루고 있는 풀다운 메뉴는 전혀 사용하지못하고 있다. 편집화면은 문서 이름이나 입력상태외 같은 상황선이 화면 맨 윗줄에 있고 열개의 기능키로 선택할 수 있는 편집메뉴가 화면 맨 아랫줄에있으면 시프트 키를 누르면 즉시 일곱개의 메뉴 항목이 대치되어 나타난다.

문서편집은 기본 메모리만을 사용하고 편집 도중에 Esc키를 누르면 작성중 이던 문서를 주메모리에 남겨둔 채로 초기 메뉴로 빠져 나간다.

북한은 86년 중국에서 개발한 조선글 DOS를 증정받고 88년에 DOS 3.30에 바탕한 "조선어체계" 개발에 착수, 1년후에 완성해 사용한 바 있다. 조선어 체계의 구성은 BOOT, IO. SYS, MSDOS.SYS, COMMAND.COM(한글문 메시지 첨가 이외 다수의 외부명령이 있다.

또 조선어 체계의 내부코드는 완전하지 못하고 코드값의 크기가 차례로 "가, 나, 다, 라, 마, 바, 사, 자, 차, 카, 타, 파, 하, 까, 싸"로 돼 있는데 기 술상 오류인 듯하다.

운용체계는 정보기술발전의 문턱이 되는데 한글환경은 이미 자체 기술에 의해 마련되어 있다고 볼수 있다.또한 북한은 중국보다 개발시기가 3~4년 늦었지만 중국의 기술수준을 능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은 정보기 술을 중요 정책으로 삼고 있어 발전의 속도가 빠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까지 유닉스, 윈도 등의 개발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한의 단풍-93은 다목적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으로서 MS-윈도즈 상에서 작동 하는 애플리케이션이며, 사용자에게 그래픽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전체적인 DB구성화면과 함께 입력화면, 탐색화면, 프린터 화면 등으로 구성돼 있다.북한의 컴퓨터 유틸리티들은 상용화 된것은 아니고 다만 대외 홍보용으로 제작됐으며 프로그램의 수준 또한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게임 유틸리티로는 "청개구리"시리즈가 있으며 조선어 속담.격언 학습게임인 "영리한 개", 조선어 일본어 단어학습 컴퓨터 게임인 "글동무(Wo rd-Mate)" 등이 있다.

이밖에 예절.관습.지리.역사 등 학습용 유틸리티인 "단군"시리즈가 있으며, 번역지원 유틸리티로 일본어를 조선어로 번역하는 "해돋이" "무지개" 등이있다. <구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