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하철 설비 "특혜시비"

새해들어 잇달아 2건의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서울시 지하철 5.7.8호선 개.집표 안내표시기와 부산지하철 2호선 역무자동 화설비 입찰이 그 것이다. 먼저 서울시 지하철 개.집표 안내 표시기 입찰에 서는 조달청이 입찰자격이 확실치 않은 국내 굴지의 그룹 계열사를 입찰에 참여시켰다는 것이다. 부산 지하철 역무자동화설비 입찰은 사건이 좀 복잡하다. 단순화해서 보면 부산교통공단이 당초에 제시했던 입찰자격을 추후에 완화해 특정업체를 입찰에 참여시켰다는 것이다.

우선 이 사건은 사회간접시설을 싸고 일어난 사건이어서 주목된다. 사회간접 시설은 공익사업이 대부분이며 많은 국민이 그 시설을 이용한다. 그래서 중요성도 높다.

이같은 점 외에도 두 사건은 예사롭지 않다. 두 사건은 공통점이 많다. 우선 둘다 지하철과 관련돼 있다는 점이다. 하나는 서울이고 다른 하나는 부산일 뿐 지하철설비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또 입찰을 실시한 기관도 조달청으로 서 정부이며 특혜의 유형도 비슷하다. 자격이 없는 사업자를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특혜 시비가 일면 피해자가 많이 생긴다. 먼저 특혜를 공여했다는 측이다.

이사건을 보면 조달청이다. 권위와 신뢰성을 가장 우선으로 삼아야 할 정부의 위신이 실추 될 수 있다. 해당 사업자도 마찬가지다. 정정당당히 경쟁 업체와 겨뤄 따낸 입찰을 보는 눈이 곱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사회 간접 시설과 관련이 된 경우는 국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지하철 개 집표 안내표시기나 역무자동화 설비의 중요성은 안 전상 중요하다.

이 입찰은 규모도 작지않다. 두 건을 합치면 3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을 수 밖에 없듯이 규모가 클수록 이권도 커진다. 이권이 크면 부정이 끼어들 개연성이 높아지며 부정은 부실공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그래서 만에 하나 이 시스템이 고장을 일으킨다면 숱하게 많은 국민들의 출.퇴근길 발목을 묶을 수도 있다.

새해들어 연달아 발생한 이 사건은 사회간접 시설과 관련한 입찰이 구조적 으로 문제를 지니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렇다면 문제가 아닐수 없다. 앞으로도 사회간접시설과 관련해 실시할 입찰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고속철도, 영종도 신공항, 신항만등 수두룩하다. 이러한 시설은 엄청난 예산이 투입된다. 또 그것은 국민의 안녕과 직결된다. 그래서 입찰에는 사소 한 부정이라도 끼어들어서는 안된다.

정부가 실시하는 조달사업은 철저하게 공정성이 보장돼야 한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깨끗한 물처럼 투명성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현재로선 정말 특혜가 있었는지 알 수는 없다. 면밀히 조사해봐야 할 일이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달행정에 문제가 없는지도다시한번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가장 먼저 초점을 맞춰야 할 점은 심사가 공정했는지 이다. 탈락 업체들이 입찰에서 이의를 제기한다면 조달행정이 깔끔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곧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70, 80년대 정권은 특정 업체에게 특혜를 베푸는 모습을 적지않게 보여주었다. 문민정부 시대에 들어서는 그러한 구태만은 보여 주지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번에 문제가 됐듯이 입찰자격을 추후에 변경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사전에 충분이 준비를 해 중도에 입찰 자격등을 변경함으로써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을 받아서는 안되겠다.

특정업체에 락점을 한다는 인상은 정부에게는 불신을, 낙찰업체에게는 불명 예를 안겨다 준다. 심지어 국민까지 피해자가 되는 입찰제도가 있다면 앞으로 수만번이라도 고치도록 해 이를 바로 잡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