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케이블TV 개국일정 재고해야

케이블TV의 근간이 되는 전송망, 즉 케이블 포설공사와 가입자댁내 인입선 공사가 예정보다 크게 지연됨에 따라 오는 3월1일 예정된 케이블TV의 상업 방송이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의 주장이 일고 있다. 최근 알려진 바에 의하면 방송국사업자들은 전송망공사 지연에 따른 상업방송차질로 입게될 유무 형의손실을 한국통신과한국전력등전송망사업자에게손해배상을청구할움직임 을보이고있다고한다. 케이블 TV방송은 단순한 다채널 TV시대의 서막을 여는 것 이외에도 멀티미디어 시대의 국가적 정보망의 하나로 그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케이블 TV방송은 주도면밀한 준비와 체계적인 조정 통제아래 국가적인 관심과 호응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고 지적되어왔다.

본지에서도 수차례 지적한 바와 같이 관련 정부부처는 물론 방송, 전송, 장비업계를 포함한 입체적인 사업추진이 본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중요한 열쇠임을 인식했어야 할 것이다. 종합유선방송이라고 불리는 케이블 TV방송 은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면에서 종합적이다. 우선 방송 프로그램 도 문화예술의 각종 장르를 망라하며 교육, 스포츠, 레저, 홈 쇼핑에 이르는 실로 다양한 소재를 다루게 된다. 그 내용과 수준도 국내의 문화정서와 감각에 맞추어야 하는등 결코 만만치 않은 준비작업이 필요한 특성을 갖고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케이블 TV방송은 높은 수준의 전자기술과 방송통신기 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전송망 기술은 단순한 케이블 연결공사 가 아니라 약한 영상 및 음향신호를 수많은 증폭기와 분배장치를 거쳐 가입 자 댁내까지 신호손실없이 양방향으로 보내는 수준높은 전자기술이라고 한다. 따라서 케이블 공사는 일반 전화선이나 전기배선공사와는 그 본질을 달리하는 공사라고 한다. 이러한 기술적 특수성 때문에 외국에서는 공사를 담당하는 기능인력을 별도 교육하여 작업에 투입시키고 있으며 작업방법도 표준화하여 설치중 시험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네트워크로서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설치공사는 세심한 주위를 기울인다고 한다. 또한 가입자 장비인컨버터도 수차례의 운용시험을 거쳐 높은 신뢰도를 유지해야하는 전자장비로알려지고있다. 방송운영 측면에서도 프로그램 편성, 자체 프로그램제작, 가입자관리, 네트 워크 유지보수등 면밀한 사전 준비없이 만족할 만한 상업방송이 불가능하다 는 것이다. 한마디로 방송운영도 소정의 운영훈련을 받은 전문가들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케이블 TV방송은 프로그램공급, 전송망등 전자 기술, 전문방송운영기술 등 매우 복합적이고 수준높은 기술을 필요로 하는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성에 비추어 현재 국내의 수준은 매우 미흡한 수준으로 알려지고있다. 우선 전송망공사의 경우, 충분한 교육을 이수한 기능인력이턱없이 부 족할뿐 아니라 공사와 관련된 작업표준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중에서도 기능인력 부족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2인 1조의 한 팀이 하루에 케이블을 설치할 수 있는가구수는 대략 5가구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근거로 산출된 한달 공사가 능 가구수는 1백50여가구이며 상업방송이 가능한 최소 가입자를 방송국당 5천가구로 볼 때 약 30개조의 작업팀이 소요되며, 이를 전국 50여 방송국으로 환산하면 1천5백조, 즉 3천명의 기능인력이소요된다.이러한추산은공사가 정상적으로된다는가정이며실제상황은이보다훨씬열악하다는일선공사자의얘

?이다.

전송망과 가입자에 소요되는 각종 전자장비의 경우, 비록 각종 시험절차는 거쳤다고 하지만 장비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데에는 약간 미흡하다는 지적도 많다. 결국 총체적인 측면에서 정부가 설정하여 강행하고 있는 케이블TV방 송의 오는3월1일 상업방송은 무리라는 것이며 본방송 연기가 불가피하다는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에서도 수차례 지적한바와 같이 케이블TV방송은 네트워크 시스템의 안정성 착실한 전송망공사, 전자장비에 대한 최소한의 안정성 확보, 방송사 업자의 체계적인 운영훈련등 제반여건 성숙이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 어느정도 갖추어질 때까지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보인다. 조급하게 서둘러 추진했던 각종 사업들이 결국 문제를 야기시키고이를 해결하는데 인력, 시간,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하는 예는 얼마든지경험하지않았는가. 충분한 준비없이 서두르고 있는 케이블TV방송이 제2의 성수대교 사건으로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며 정부당국, 관련업계간 지혜를 모으기를 기대한다.

무리한 사업집행을 사전에 파악하여 조정하는 것은 당연히 정부가 해야할예방조치이며 결코 정부의 실책이 아님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