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돈가뭄" 해갈 근본대책 없나

최근의 우리경제동향은 호황기이후 대비를 재촉하고 있다. 작년의 높은 성장 후 멕시코 금융위기와 세계자금전쟁 등의 여파로 실세금리급등, 주가급락후 보합세, 국내자금시장의 난기류, 투자난조예상, 빠른 경기수축가능성으로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정책당국으로서는 금년을 안정성장체제의 해로 바꾸겠다는 정책의지가, 기업 으로서는 기술혁신투자의 가속을 통한 세계화지향의 구조조정 완성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안정기조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나 지속되고 있는 높은 실세금리를 야기하고 있는 자금시장동향을 방치해서도 안된다. 통화관리의 방향도 총통 화지표관리에서 금리관리방식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금리관리방식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방만한 통화관리로 안정을 저해하면 세계자금시장 동향으로 보아 자금시장의 안정도, 물가안정도 모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당국은 현재처럼 단기 자금시장안정을 지향해서 전년대비2 0% 이상의 상승속도로 총통화를 공급하는 대증요법은 짧은 기간에 그치고좀 더 근본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자금시장안정화의 대책으로서 최선의 길은 역시 국내저축의 지속적 증대와 금융중개시장의 효율화 그리고 재정의 효율적 관리다. 국민자금의 가용성을 증대시키지 않고, 자금중개기능을 제고하지 않고, 정부가 자금을 효율적으로사용하지 않고 자금시장안정을 도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도 실물산업의 발전에 비해 국민정신, 생활태도, 그리고 금융.보 험.행정관리 등의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심히 낙후되어 있다. 조금만 경기동향이 좋아지면 어려운 시기에 대한 대비를 망각하고 낭비와 소비를 증대시켜 저축과 자금공급이 감소한다. 93~94년 경기가 초호황세로 반전하자 소비성향 이 갑자기 높아지고 저축성향은 크게 둔화돼 급증하는 투자자금 수요를 충족 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국내 자금시장은 경색되고 금리가 상승하여 외자가 대량유입 경상수지적자 된 것이 그 예다.

세계화시대에 외화유입을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된다. 문제는 외화유입 을 급증케 하는 국민.기업.정부의 자세다. 이제 개방시대에도 개방물결을 이길 수 있는 국민의 생활, 정신 및 자금시장의 건전화등 소프트웨어쪽의 체질강화가 절실한 것이다.

그리고 국민저축을 기업에중개하는 금융시장을 효율화해야 한다. 그런데도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자유화 3단계로 이어지면서도 그 체질은 아직도 80년대 중반에서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시장을 자유화하면 내부효율화 보다 금융기관 세분화로 효율을 떨어뜨린다.

외국의 금융기관은 조직과 인원 그리고 의사결정과정을 통합하고 단순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여 중개비용감소 기반을 닦는 데도 우리는 그 반대다. 새로운 금융기법개발, 상품개발, 인원감축 등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분화와 다단화 의사결정 채널유지책은 비난받아야 한다.

정부는 행정부의 통폐합등 조직과 인원을 효율화한다면서도 실질적으로는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의 수를 실질적으로 1백50명 수준밖에 줄이지 못했다. 나아가 정부자금 운용의 비효율화와 재정의 금융압박은 여전하다. 아직도 쓸데부터 생각하고 거둬들이고자 한다. 금년도 예산 21%증가가 그 예다. 이제 거둬들이기가 힘들고 더 거둬서는 안된다는 기조위에서 쓸데 를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만 세계화시대의 고금리 압박을 이겨낼 수 있다.

기업도 자금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투자활동을 결정해야 한다. 기업집단 등 자금이 풍부한 기업은 스스로 전문화를 지향하고 무분별한 다각화투자를경계해야 한다. 그래야만 중소기업의 자금압박을 덜고 자금시장의 안정과 지속적인 투자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 특히 기업집단의 국민경제안정 기여를 당부하지 않을 수 없다.

끝으로 정책당국은 해외자금시장동향을 주시하고 초단기자금 유출입감시를통해서 우리 금융시장 교란을 방지할 대책마련을 서두르기 바란다. 잘알다시피 세계의 금융시장은 유대인을 중심으로한 몇몇 큰손에 의해서 운용되고 있다. 그 규모는 약20조 달러로 추정된다. 이들은 초단기 금리차익을 노려서 한나라의 정치.사회 등이 불안하다 싶으면 지체없이 국경을 넘나든다.

세계화시대에 이들의 유출입을 금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들 단기국제자금 이동때문에 국내 통화신용정책의 효율성은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멕시코의 외환파동이 그 대표적인 예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지혜로운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