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영화.종합유선방송(CATV)업체인 타임워너(TW)사가 사업재편방침 을 최근 발표함으로써 타임워너-도시바-이토추상사-US웨스트간의 제휴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지난주 TW사가 발표한 재편방침은 "회사의 사업구조를 영화 및 CATV부문으로 단순화, 이 두개의 사업을 주주가 평가하기 쉬운 체제로 한다는 것"이 주요골자이다. 구체적으로는 각 업체들이 자본참여하고 있는 영화.CATV회사 타임워너엔터테인먼트 TWE 에서 CATV사업을 분리.독립하는 한편, 영화는 TW 본사 가 직접 담당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제휴선인 TWE의 사실상의 해체를 의미하며 당연히 4개사간의 제휴관계 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후의 변화에 대해 TW측은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단지 "구체적 인 계획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협력업체와 협의해서 결정한다"고만 밝혔을 뿐이다.
이번 사업재편의 배경에는 TW의 최대과제인 자금조달이 깔려 있다. TW는 지난해 가을부터 CATV망 확충을 위해 제휴업체에 자금협조를 요청해 왔다. 당시 TW는 미국의 8위업체인 케이블비전 인더스트리즈사를 비롯한 CATV업체들 을 매수할 계획이었으며 이에 소요되는 약 5천억엔을 TWE에 대한 출자비율에 비례해 부담할 것을 각 업체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제휴 3개사들은 지금까지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비교적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온 곳은 도시바. 이토추와 마찬가지로 2백억~3 백억엔을 부담하게 되는 도시바는 "이후에도 자금요청이 계속되면 곤란하지 만 이번에는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TW의 요구에 따름으로써 장래 멀티 미디어기기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에 대해 이토추 는 신중한 자세다. 이토추의 제휴목적은 어디까지나 일본 및 아시아에서의 CATV사업을 위해 필요하게 될 영상소프트웨어의 확보다. 미국에서의 CATV망 확충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US웨스트도 소극적이다. 이 회사는 TW와 제휴하는 한편, 텔레 커뮤니케이션 즈(TCI)사와도 공동으로 양방향 CATV실험을 개시하고 또 최근에는 CATV회사 를 독자적으로 매수했다. 추가투자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가장곤란한 업체는 TW다. 독자적으로 CATV인수를 추진, 채무규모가 9억달러를 넘어섰다. 외부자금의 지원이 절실한 재무상태다. 이번 사업재편의 속사정을 그대로 담고 있다.
TWE를 고리로 한 4개사간의 제휴는 이처럼 각 업체들의 이해로 얽혀 있다.
그리고그 관계는 TW가 "제휴업체들과 협의해 금후 1, 2년내에 결론을 내린다 고 밝혔듯이 당분간은 유효하다. 그러나 이해가 어긋나면 관계유지가 어렵게 된다. 4개사간의 전략제휴는 중요한 시점에 들어선 셈이다.
<신기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