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의 개방및 민영화가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으면서 성장잠재력이 큰아시아및 중남미지역 통신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전화회선 보급률이 나라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시장개방 및 민 영화수준을 획일적인 척도로 잴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아시아지역 나라들의 경우 통신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운용되지 않으면 경제성 장이 정지되는 것처럼 모든 초점을 통신산업의 발전에 두고 있다. 또한 인도와 같이 회선보유율이 낮은 나라일수록 네트워크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는것도 하나의 특징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인구의 4분의 1가량이 무선호출기(일명 삐삐)를 휴대하고 다닌다는싱가포르의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지역 통신시장 성장률의 많은 부분은홍콩 싱가포르등이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아시아지역의 다른 나라들도 통신산업발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민영 화와 경쟁체제의 도입만이 외국투자를 늘리고 통신관련 서비스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정부차원에서 이같은 목표를 실현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5년여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태평양지역 통신업체들은 대부분 국영이었다.
그러나지금은 싱가포르 텔레컴(ST)、 파키스탄 텔레컴처럼 민영화된 대규모 업체에서부터 태국의 텔레컴 아시아、 필리핀의 글로브 텔레컴처럼 신생업체 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분포를 이루고 있다.
미국업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지역 통신시장을 주목해왔다. 나이넥스는태국 텔레컴 아시아의 주식을 매입했고 US웨스트도 말레이시아의 디지털 휴 대전화시스템 구축업체인 비나리앙사의 주식 20%를 인수했다. 벨 애틀랜틱 과 아메리테크도 텔레컴 뉴질랜드의 주식을 각각 25%씩 소유하고 있으며 벨 사우스는 호주의 옵투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내업체들도 이 지역 통신시장에서 분전하고 있다. 호주 텔스트라는 베트남 에、 일본의 NTT는 태국에 투자하고 있고 한국의 한국통신 역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 투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역 통신업체들이 연 10%의 전화회선 증가에 기여할 수있을 정도의 수입은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역내업체들이 더 많은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통신뿐만 아니라 도로및 철도에 서부터 발전소에 이르기까지 다른 사회간접자본의 발달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발전사업에서 그 길을 찾았다. 그러나 지난해 발전소 건설및 운영에 참여하려는 외국업체들에 12%의 지분상한선을 제시했을때 외국업체들 은 다른 아시아국가로 발길을 돌렸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베트남의 경우 지난달 영국 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 C W 사가 사무소설치 허가를 받아 하노이지사를 개소했고 이어 인도에도 올해안에 지사를 개설할 계획이다.
앞으로 아시아지역은 일반전화는 물론 멀티미디어 화상전화및 첨단정보통신 네트워크를 둘러싼 업체간 제휴가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화회선을 통한 주문형비디오(VOD)부문에서 싱가포르 텔레컴(ST)과 경쟁하고 있는 홍콩 텔레컴이 그 대표적 예다.
한편 중남미지역의 통신시장은 아시아지역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전되었다.
한때부를 찾아 서구업체들과 계속적으로 제휴관계를 가져왔던 스페인의 통신업체 텔레포니카가 지난 5년동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베네수엘라등 중남 미 통신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통신 후발 국가들은 중 남미지역을 통신의 "엘도라도"로 간주하고 있다.
지난 90년 8억페세타(7백80만달러)의 적자를 보았던 텔레포니카는 94년 9개 월동안에 무려 1백51억페세타의 이익을 기록했다. 텔레포니카의 이러한 성공 적 실적은 지난 6년동안 민영화작업을 벌이고 있는 남미시장 진출업체 가운 데 최대의 성공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테말라 콜롬비아 볼리비아 브라질등 통신시장 개방속도가 다소 느린 국가 들은 민영화에도 한계가 있지만 칠레 아르헨티나 페루 베네수엘라등은 최근몇년간 정부독점 통신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민영화했다. 심지어 공산국가 인 쿠바조차도 국영업체 주식의 절반인 15억달러를 멕시코의 그루포 도모스 에 매각했다.
남미 국가들중 멕시코 아르헨티나 칠레등은 통신시장 민영화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멕시코는 전통적이며 보수적인 민영화및 개방의 길을 걸어왔다. 90년에 텔멕스사에 장거리 전화시장 독점권을 주면서 민영화했다. 미국 MCI AT&T 스프린트등과 제휴한 이후 텔멕스의 장거리전화 매출액은 42억달러로 급증했다. 그러나 모든 업체들에 시장을 열어 젖히기 보다는 관리들이 몇몇 입찰자 들을 선정、 경매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정부 일각에서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이 정부에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업체 들을 경쟁으로부터 보호해준다는 논리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90년도 민영화당시 정부가 두개의 민간업체에 지역 독점 권을 분할해주었다. 고객들이 서비스의 질을 쉽게 비교할 수 있었기 때문에이들 두 업체는 간접경쟁에 들어간 셈이 되었다. 여기에다 정부가 사업면에 서 우수한 업체에 독점권을 연장하는 특혜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 결과 이들 업체는 투자를 늘리고 서비스의 질을 계속 개선해나갔고 이들의 서비스는 전 인구의 15%선까지 점유하게 되었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중남미에서 전화접속이 가장 잘 되고 있는 나라다.
칠레도 마찬가지로 독점 장거리전화업체 엔텔을 89년 민영화하면서 독점을 금지하는 한편 정보서비스업체인 텔렉스마저 외국업체들과 경쟁을 벌이도록했다. 지난해 10월 칠레는 장거리전화시장을 완전히 개방했다. 이 결과 미국 의 벨사우스에서 멕시코의 이우사셀에 이르는 외국업체들의 시장참여가 줄을이었다. 이로써 칠레는 남미국가들의 개방화 모델이 되었다. 아시아와 중남미지역 통신시장의 개방 및 민영화는 나라마다의 특성을 가지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선진 각국의 기술및 자금의 진출경쟁으로이들 지역 통신산업의 민영화 및 경쟁체제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