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뉴스 채널 경쟁가열

유럽의 TV뉴스 서비스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세계 각지의 관련업체들이 서로 손을 잡고 미 CNN의 뒤를 따라 유럽으로、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에서 뉴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로는 미 다우 존스사와 케이블TV업체인 텔레 커뮤니케이션즈사(TCI)의 "유로피언 비즈니스뉴스(EBN)" 、 영 로이터와 B스카이B의 "스카이 뉴스"、 영 BBC와 출판업체 피어슨및 콕 스 커뮤니케이션즈사의 "BBC 월드"、 영 "파이낸셜 타임즈"와 미 NBC의 "CNB C 머니 휠"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다우 존스-TCI 양사의 EBN이 이달말부터 종일 뉴스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뉴스와 정보의 보고로서 다우 존스의 능력을 최대한도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략을 밝힌 EBN은 일단 다우존스-TCI의 또 다른 제휴업체인 싱가포르의 아시아 비즈니스뉴스(ABN)에서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99년까지 5천만달러 정도를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어슨과 콕스 커뮤니케이션즈의 지원을 받고 있는 BBC는 "타도 CNN"을 목표 로 하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

"CNN보다 폭넓은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장점"이라고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이들 가운데 피어슨측은 뉴스서비스채널외에 오락전용 채널 설립 을 주장하며 4천6백만달러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루퍼트 머독의 B스카 이B는 로이터와 제휴를 맺었다. 지난달 머독 소유의 폭스사가 로이터와 유사 한 거래를 추진하다 중단한 바 있는데 업계의 초점은 현재 머독이 65%이상 을 가지고 있는 홍콩의 "스타TV"가 로이터와 뉴스채널부문에서 제휴를 맺을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 경쟁에서 승리한 업체는 유럽에서의 정보고속도로구축 실현속도 로 미루어 7천5백만가입자를 가진 유럽 정보네트워크의 동.정맥을 골고루 차지하는 유리한 입장에 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참여업체가 너무 많다는데 있다. 이들 업체는 상호간의 경쟁 과 함께 각 나라에 엄존하는 방송사들과 경쟁해야 한다.

이런 치열한 경쟁와중에 있는 이들에게 이익은 투자만큼 그리 크지 않을 지도 모른다고 업계에서는 경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93년 유럽 11개국 정부 관계자들이 모임을 갖고 "너무나도 미국적"인 CNN을 대신할 것을 목표로 유럽 이데올로기를 지향하며 출범한 뉴스전용 채널 "유로뉴스"는 초기투자 과다 및 낮은 광고수익으로 인해 지난해1천6백만달러의 적자를 남긴채 현재는 프랑스의 알카텔 알스톰사계열의 제너 럴 옥시덴털에 매각키로 결정된 상태.

물론 성공한 케이스로는 그들이 모델로 삼고 있는 CNN이 있다. 그러나 CNN이 유럽 6천7백만가입자를 확보하는데 걸린 기간은 10년. 이 기간동안 CNN은 4천5백만달러의 광고수입으로 버텼다.

그러했던 CNN이 이제 새로 시장참여를 선언한 업체들의 입장에서 보면 벽이 상의 것이 된 것이다. CNN의 중심지는 여전히 미국이지만 이들은 유럽의 중심지인 런던으로부터 제공되는 뉴스프로그램을 위주로 방송하고 있다.

신생업체들로서는 얼마만큼 유럽지향적인가 하는 것도 문제. 영어방송은 말할 것도 없고 유럽 각국언어로 방송된다고 하더라도 내용이 담보되기 전에는시청자를 확보하기가 쉬운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정작 CNN의 관계자는 이런 과열경쟁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안심할 수만은 없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CNN은 이달초 유럽 지향의 새로운 전략을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이제 전쟁은 점입가경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시청자들로서는 소파에 앉아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말그대로 "TV속의 불"인 것이다.

<허의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