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몸에 맞는 "경영혁신" 기법

국내 기업체들의 경영 혁신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국내외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는 그룹사들의 질경영、세계 경영 등이 바로 그 것이다. 이러한 경영혁신운동은 이제 규모가 큰 그룹사에서부터 중소기업체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이 추진하고 있는 경영혁신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은 바로 국제화와 정보 화이다. 국제화의 요체는 지구촌 전역을 대상으로 최소의 비용으로 자원을 조달하고 최적의 조건에서 생산해 가장 효과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이러한 범세계적 경영 개념이 가능해진 것은 공간적 장벽을 허물어 버린 컴퓨터와 통신이 결합한 정보화의 덕분이다.

정보화 물결은 이제 단순한 전산적 지원이 아닌 경영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 결과 경영의 흐름은 기존의 물적수송 중심의 공간경영에서 무형적 정보자원을 수송하는 시간경영시대로 급속히 이전되고 있다. 기업체들이 동원 하고 있는 경영혁신 방법은 다양하다. 전통적인 경영합리화에서 부터 리스트 럭처링、 벤치마킹、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기법등이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저가.저마진 시대로의 환경 변화에서 제대로 된 물결을 타기 위해서다. 경영 현장에선 물결을 제대로 타지 못할 경우 파도에 휩쓸려버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가고 있다.

시장과 기술의 흐름을 중시하고 고객이라는 상대주의적 관점에 서서 기업운영의 틀을 새롭게 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제 기업체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원가절감이나 생산성 향상의 차원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도전이다. 기업체들이 활발히 벌이고 있는 사업영역 조정이나 조직구조 개편등 소위 사업구조조정이 그 것이다.

이를 위한 경영혁신 기법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이다. 이는 간단히 말하면 과거 공업화시대의 개념으로 짜여진 기업 을 혁신적인 새로운 생각과 정보시스템이라는 최신 무기로 완전히 새로 디자인해 보자는 시도이다. 즉 현재 기업체들의 조직이나 업무활동은 과거 테일러나 포드시스템의 분업원리에 기초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바로 그것이 문제 라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단순한 업무효율성과 통제를 목적으로 도입된 것은 과감히 던져 버릴 것을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어떤 경영혁신 기법과도 달리 영의 개념에서 출발해 기존의 과업 위주로 된 모든 업무 영역을 프로세스 위주로 전면 개편、 기업을 재 구성 하는 이른바 프로세스 경영의 채택을 역설하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기업 가치관은 물론 경영원칙까지 타파하고비즈니스 프로세서의 혁신적인 재구성을 통해 보다 적은 인원과 보다 적은 투자로 생산 성과 품질 서비스와 속도의 획기적 증대를 노린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의 두가지 기둥은 조직혁신과 정보화이다. 우선 조직 구조면에서 고객만족정신에 입각、 직열형 구조에서 병열형 구조로 이행하는 동시에 조직내 의사소통 과정의 절대적 단축과 그에 따른 업무 리드타임의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정보산업 기술의 구사는 결정적인 요소로서 이는 새로운 작업 방식의 창출을 도모、 직무형태를 바꾸고 있다. 실제로 적지않은 기업체들이 이러한 기적을 이루어 냈다. 조직혁신과 정보화를 융합、 종전보다 몇배 또는 몇십배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가져 온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경영혁신 기법도 신중하게 도입해야 한다. 업종이나 기술、 종업원 수준등 자신의 실정에 맞춰 조심스럽게 접목시켜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을 도입한 기업의 과반수 이상이 실패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러가지 탓 중에서도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이 미국 이론으로서 우리실정에 맞지 않은 점이 가장 주된 요인일 것이다. 현재 유행 하고 있는 다른 경영기법도 대부분 외국에서 탄생된 것이다. 특히미국 이론 들은 정보산업 기술이 강력한 미국이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이론을 적용할 경우 정보화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미국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기업체들이 외국 이론을 맹신할 경우 때때로 비싼 수업료를 치러야할 수 도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안된다. 중요한 것은 보다 긴 안목으로 우리 실정과 문화에 맞는 경영 패러다임을 확보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