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고베시 자판기 해커 활기

관서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고베시에 자동판매기의 지폐식별장치와 공중전화 의 카드식별장치의 롬(ROM)을 노리는 해커가 등장했다.

일본 후지TV의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해커들은 5~6명 정도 있으며 주로 지진 으로 파괴돼 방치된 자판기와 공중전화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고베에서는지진으로 파괴된 후 회수되지 못하고 방치된 자판기와 공중전화의 현금통이 상당수 약탈당했는데 이의 롬을 해커들이 노리고 있다. 해커들은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있는 롬을 뜯어내 해석하여 어떤 지폐를 넣으면 롬의 프로그램을 속일 수 있는 지를 분석하고 있다. 지폐식별 시스템을 분석하면 이에 대응할수 있는 위조및 변조지폐를 제조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작년말 자판 기등에서 변조지폐가 대량으로 발견된 바 있으나 이러한 범죄도 롬을 해석하여 그에 맞는 지폐를 변조했기 때문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해커들은 공중전화의 카드식별장치를 이용해 위조전화카드를 제조하기 도 한다. 고베에는 2만3천여대의 공중전화가 설치되어 있으나 5천대가 지진 으로 피해를 입었으며 이 중에서 2천3백여대가 회수되지 않고 있다. 이는 주로 피해를 입은 건물이나 주위에 설치된 것으로 건물이 무너질 우려가 있거나 건물밑에 깔려 있기 때문에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해커들은 공중전화 롬의 8비트 PC의 CPU와 그 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에 이 구조를 이용하여 위조전화카드를 제조할 뿐 아니라 설계도도 해석하여 재구성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십여년전부터 위조전화카드가 다수 발생하고 있으나 롬해석과는다른 방식으로 제조되고 있으며 롬을 해석하여 위조하는 방식에 비하면 그 성능이 열악한 상태다.

롬을 해석하는 해커들은 판매목적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한 경우가 많으며 죄의식도 약하다. 시스템의 맹점을 파헤치는 것에 쾌감을 느끼고있는 것이다. 해석된 시스템의 구조는 PC통신망을 통해 해커들사이에서 유포 되기도 한다.

경찰 당국은 실제로 사용하거나 판매하기 위해 시스템을 해석하거나 카드를 위조할 경우 범죄행위로 구속할 수 있으나 이를 입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있다. 또 이러한 행위를 단속할 수 있는 법규가 없다는 점도 현재로서는 문제점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도쿄=김영배 통신원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