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세이코 엡슨.미 HP, 러시아서 프린터 판매 전쟁

일본의 세이코 엡슨이 최근 천연색 스캐너를 러시아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미국 휴렛팩커드사(HP)와의 시장 쟁탈전이 시작됐다.

세이코가 최근에 새로 발표한 천연색 스캐너는 컴퓨터에 들어가는 문자 정보 를 그림으로서가 아니라 텍스트자체로 입력될 수 있도록 해주는 주변기기다.

이제품에는 러시아어로된 어떤 텍스트이든 빠른 속도로 읽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들어있어 벌써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이코는 이같은 제품의 특징과 매트리스 방식의 프린터 시장에서 쌓은 명성이 있기 때문에 휴렛 팩커드에 밀려 언제나 2위 자리에 머물러있는 자사의 위치가 올해는러시아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다.

세이코를 뒷받침해주는 제휴선은 프로그램 전문기업인 모스크바의 코거니티브 테크놀로지사다. 이 회사는 러시아어 문자 인식 분야에서 84%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을 만큼 이 분야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업체다. 코거니티브의 올가 우스코바 부사장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5천개의 프로그램이 팔리고있으며 전산화의 진행 추세로 볼 때 3월부터는 매달 10~15%의 매출 신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어 인식 프로그램 시장에서 나머지 13%는 비트 소프트웨어사가 차지하고 있고, 그밖에 크고 작은 문자인식 회사들이 3%의 시장을 나눠 갖고있다.

세이코 엡슨은 딜러망을 통해 판매되는 자사의 새 스캐너에 코거니티브의 러시아어 판독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세이코의 모스크바 지사장인 라키다씨는 "이런 전략은 경쟁사인 휴렛 팩커드를 겨냥하여 채택되었지만 러시아 시장에 불법적으로 들어오는 세이코 복제품에 타격을 가하자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이코 엡슨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휴렛 팩커드는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모델로 맞서고 있다. 휴렛 팩커드는 러시아의 소비자들이 이미 자사 제품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쉽게 소비 성향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보면서 고장수리 등 서비스를 강화하고 가격 인하를 단계별로 실시한다는계획이다. 한편 휴렛 팩커드는 러시아어 텍스트의 판독기술이 앞으로 이곳의스캐너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하고 다양한 제휴선을 찾고있다는 소식이 다. 스캐너는 컴퓨터 주변기기 가운데 아직 대중적으로 보급이 덜된 기기로서 미국의 경우 개인용 컴퓨터를 가진 개인이나 기업의 3.5%, 유럽은 3.1%, 일본의 경우는 11.1%가 스캐너를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은 아직 초기 형성 단계라고 볼 수 있으며 특히 세이코 엡슨과 휴렛 팩커드는 컴퓨터의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에 상당한 잠재 고객 이 있다고 보고 있다.<모스크바=최미경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