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동통신(KMT.대표 서정욱)이 지난 22일 국내 코드분할 다중접속방식 (CDMA) 디지털 이동전화 시스템 장비 개발 3사에게 장비 제안 요청서를 서둘러 발송한 것은 *현 아날로그 시스템의 수용용량 한계를 극복하면서 *후발 경쟁자인 신세기통신의 부상을 사전에 차단시키겠다는 강력한 의도로 보여진다. 다시 말해 한국이동통신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두가지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조기 디지털망 구축"이라는 초강수를 택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사실상 한국이동통신은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괄목할만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두가지 측면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통화품질에 대한 가입자들의 불만이 끊임없이 폭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최근 필사적인 노력으로 통화완료율이 상당부분 회복되긴 했지만 서울 영동.광화문 등 통화밀집지역의 이동전화 통화품질이 현재의 아날로그 시스템으로는 손쓸 방도가 없을 만큼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것이 한국이동통신의 자체 분석이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잘 견뎌봐야 올해 8월까지라는 위기의식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동통신은 이 문제 해결 을 위해 최근 통화 밀집지역에 오는 8~9월경 미니미니셀이라는 신장비를 도입키로 하는 등의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이 방법 역시 궁극적인 해결 책이 아니라는 점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미니미니셀의 효험이 올해 말이나 내년초까지 지속되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유일이 선택이었던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RFP발송을 전적으로 통화품질 개선만을 위한 수비적인 전략으로 보기는 어렵다.
CDMA전담반의 한 관계자는 CDMA 서비스일정과 관련해 "이달말까지 업체들의 제안서를 마감하고 4월말 장비 공급업체를 확정한 뒤 내년 1월1일 본격적인 상용서비스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혀 내부적으로는 후발 경쟁상대인 신세기 통신보다 한발 앞서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있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하드웨어 공급 일정상 내년 1월1일 서비스가 어렵다면 아무리늦어도 신세기통신과 동시에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CDMA 디지털이동전화 시스템의 국산화가 예상대로 진행되겠느냐는 것이다. 현재 한국이동통신의 디지털 전담조직인 CDMA 이동통신 기술개발관리 단측 역시 대외적으로는 내년 1월1일 상용서비스라는 목표 일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내심으로는 내년 3월이나 4월정도를 D-데이로 잡고 있는 듯하다.
한국이동통신의 발빠른 디지털 계획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은 아무래도제2사업자인 신세기통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업자의 최대약점인 아날로그 서비스를 물고 늘어져 초기시장 진입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신세기통신에 더욱 큰 부담을 안겨주는 것은 이번 한국이동통신의 장비 구매물량이 신세기통신이 구매하는 1차물량의 두배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한국이동통신이 구매할 장비는 교환기 6대、 기지국장비 1백70여 시스템、 단말기 5천대 등으로 전국 5개 대도시 권역을 중심으로 설치될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4월경 서울과 대전부터 부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인 신세기통신 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디지털 서비스"라는 신세기통신의 장점이 퇴색되는 것은 물론 서비스 지역 에서조차 한국이동통신에 뒤지는 상황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반면 한동안 신세기통신의 발주물량에만 신경을 곤두세웠던 국내 장비 개발3 사에게 이번 한국이동통신의 CDMA 구매 계획은 "가뭄에 단비"같은 희소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에 구매하는 CDMA장비는 금액으로는 신세기통신이 1차로 구매키로한 물량의 2배인 2천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더욱이 한국이동 통신이 이번 물량이외에도 지속적인 CDMA장비 구매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장비업체로서는 이번 한국이동통신의 CDMA 장비 공급권은 절대 놓칠 수없는 빅카드임에 틀림없다.
이래저래 이번 한국이동통신의 CDMA장비 RFP발송을 계기로 CDMA디지털 이동 통신서비스를 둘러싼 한국이동통신 신세기통신의 서비스경쟁과 LG정보통신 삼성전자 현대전자의 장비 수주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승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