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국경없는 유럽 이동전화 (상)

초고속 정보통신 시대를 맞이하면서 잠자던 유럽의 저력이 되살아나고 있다.

통신분야의초강대국인 미국의 등쌀에 못마땅해 하며 수비지향적인 자세로일 관해온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통신사업의 민영화 및 경쟁 구도도입등 으로 상당수준의 자생력을 확보、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적극적인 전략 으로 돌아서고 있다. 특히 이동전화 서비스분야에서는 GSM이라는 유럽연합(E U)을 총괄하는 디지털 표준규격을 적용、 EU를 하나의 통화권으로 묶는등혁명적인 변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유럽 각국의 이동전화서비스분야의 움직임을 영국.프랑스.독일등의 현지 취재를 통해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그동안 유럽의 통신시장개방은 최근 일부국가의 반발로 주춤거리고 있는 유럽 통화 단일화 노력과 마찬가지로 한동안 교착상태에 빠져들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최근 들어 급반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개방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의 입장에 서있던 독일의 볼프강 뵈치 체신부 장관 이 독일의 통신시장개방이 훨씬 앞당겨질 것임을 시사하면서 부터다.

98년으로 예정된 유럽의 시장개방은 그동안 독일의 완강한 태도로 주춤거린상태였다. 독일의 이러한 개방반대 입장은 우선 독일이 규모면에서 유럽 최대의 시장인데다 옛 동독지역 개발에 경제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시장을 개방할 경우 수많은 외국기업의 침투를 배겨나지 못할 것이라는자체분석에 따른 것이었다.

또 지난달말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서방 선진 7개국(G7) 정보통신 각료회의는 세계 정보통신산업과 관련된 중요한 원칙에 합의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각국의 정보통신시장 자유화를 가속화하고 기술혁명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한 내용과 전세계적인 정보고속도로 망과 차세대 정보기반 구축을 위한 공정경쟁을 촉진키로 하는 등 8개항의 원칙을 채택한 것이다. 3일간의 일정치고는 대단히 의미깊은 성과를 얻었다는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평가다.

각국 정부대표와 정보통신기업 지도자들은 이번 합의를 달성키 위해 초기 역점사업으로 11개 공동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이를 오는 2000년까지 실시키로결정했다. 각국 대표들이 3일간의 회의를 마치고 내놓은 성명은 "이번 회의는 정보화사 회로의 성공적 변화를 통해 정책결정에 시민들의 참여를 늘리고 고도의 정보 서비스를 향유하게 하자"는 것이다.

물론 부분적인 반대 의견이 표명됐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통신시장을 개방한다는 대원칙에는 합의를 이뤘다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

이처럼 유럽이 돌연 수비위주에서 "공격이 최선"이라는 적극적인 전략으로 전환한 것은 통신서비스분야에 어느 정도 국제경쟁력이 확보됐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EU국가들의 자신감에 큰 줄기를 이루는 것중에 하나가 바로 차세대 이동전화 인 디지털 이동통신에 대한 경험과 기술이 축적됐다는 사실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으로 불리는 디지 털 이동전화서비스는 유럽 국가간 표준 규격으로 채택되면서 미국과 버금과 는 시장을 확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었다는 점이 성공의 기반을 닦을수 있었다.

디지털 이동전화서비스의 성장은 가입자의 증가율로 확인할 수 있다.

<표참조>가장 광범위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92년 15만7천6 백명에 불과했던 가입자는 93년 98만5천8백명으로 5백25%가 증가했고 지난해 말에는 다시 1백94만6천5백명으로 98%가 증가했다.

프랑스도 92년 1천5백명에서 93년 9만1천명으로、 94년에는 47만1천4백명으 로 경이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 전체적으로는 92년 17만7백명에 불과하던 디지털 이동전화가입자가 93 년 1백35만2천7백명으로 6백92%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다시 3백94만4천1백명 으로 1백92%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