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한-맥시코 정보통신 협력

지난달 24일 한국과 멕시코간에 21세기로 통하는 초행길 하나가 열렸다. 한- 멕시코간 통신협력에 관한 의향서(MOU)조인식이 그것이다. 멕시코 통신교통부 장관실에서였다. 이는 가장 초보단계의 협력문서 조인식이었지만 양국 대표의 정보통신분야에 있어 상대국에 대한 기대는 상당히 진지하고 구체적이었다. 초행길을 정부가 열었으니 이를 대로로 만드는 몫은 우리 기업의것이라 하겠다. 이 길을 열기 위해 현지 대사관 요원과 우리 정부의 끈질긴노 력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다음 단계는 우리 기업들이 씨를 뿌리고 결실 을 거둘 채비를 서두를 때 일 것이다.

지구촌화, 세계화시대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활동무대와 시장을 오대양 육대주로 넓히는 일이다. 그리고 이들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과 협력을 할 수 있는 개인적, 조직적, 국가적 능력을 갖추는 일이다. 우리는 지난 수년간 이념의 저편이었던 북방국가들을 대상으로 시장확보와 진출에 진력해 왔으며 또 커다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활동 무대가 아직은 세계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의 시장이 북미, 아시아, 유럽과 중동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한-멕시코간통신협력에 관한 의향서의 조인은 우리나라가 마지막 남은 대륙에 실질적으로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멕시코를 교두보로삼 아 중남미 뿐만 아니라 쿠바까지도 진출이 가능하다고 현지 공관원은 자신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협정은 경제적인 의미는 물론 정치적 교두보 도 동시에 확보한 셈이다.

멕시코는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급격한 금융개방으로 폐소화 는 폭락하고 있고 56년간의 일당독재에 의한 부패로 시름시름 앓고 있다. 현 지배층의 의욕과는 달리 경험미숙으로 큰 실수가 빈번한 것도 자국민의 눈쌀 을 찌푸리게 하고 외국의 신뢰를 얇게 하는 요인이다. 멕시코 남부지역에서 의 반군소요도 실상보다는 과장되어 보도되는 바람에 엎친데 덮친격이다. 신망받던 전임대통령이 형의 암살사건 연루로 미국으로 총총히 기약도 없이 망명을 떠났다. 사막과 공해, 2천만이 넘는 멕시코시 인구, 경제.정치면에서의 이중구조, 이들도 멕시코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이다. 모두가 어둡고 암울한 멕시코의 오늘이다.

멕시코에는 문제만 있고 희망은 없는가? 단연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멕시코는 큰 나라다. 우리의 19배에 해당하는 국토를 가지고 있다. 인구도 1억8 천만명이나 된다. 부존자원도 엄청나다. 금과 석유가 많고 은은 세계 최대의매장량에 세계최고의 순도를 갖고 있다. 보이지 않는 자산도 많다.

나프타(NAFTA)협약체결에따라 미국을 비롯한 북미경제권의 주요 멤버 가 되었다. 이에 따른 희망과 자신감은 정책담당자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확인할 수가 있었다. 젊디 젊은 층으로 구성된 지배엘리트들의 자신감도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북미와 남미를 잇는 중추에 해당하는 나라가 바로 멕시코가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나라 기업이 북미를 진출할 때도 남미를 진출하고자 할 때도 멕시코는 그 교두보가 될 수 밖에 없다. 사실 몇년전부터 우리나라 의 유수기업들은 멕시코 진출을 통하여 새로운 지역경제블럭인 NAFTA에 대한 대비를 하여 왔다. 그러나 그 수나 투자분야 및 규모는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멕시코는 우리에게 새로운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현지 담당자들의 의견이다.

우리의 일차 관심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통신분야는 어떨까? 기본 통신 분야는 우리보다 훨씬 낙후된 게 사실이다. 우리가 1백인당 전화보급율이 40 여대에 달한 반면 멕시코는 7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에대해 그들도 큰 놀라움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멕시코가 우리보다 기본통신이 뒤졌다고 해서 정보통신 수준이 형편없다고 판단하면 큰 오해다. 특히 위성 통신분야는 우리보다 10년을 앞선다. 모랄레스 1, 2호기와 그 보다 훨씬 신형인 솔리다리다드호 1, 2호기 등 위성 4대를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운영한 경험은 우리가 당장 배워야 할 분야라고 생각한다. 현재 발사하여 운영한 경험은 우리가 당장 배워야 할 분야라고 생각한다. 현재 가동중인 모랄레스 2호기와 솔리다리다드 1, 2호기로 그들은 방송 통신 뿐만 아니라 미주 전역을 커버하는 자동차 운항시스템을 개발해서 실험 중인 것도 확인하였다. 그들은미국은 물론 중남미 여러국가에 위성 사용권을 판매함으로써 솔리다리다드의 경우 그 수명의 절반인 5년도 되지 않아 투입경비를 이미 보전받는 수지맞는위성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7월에 최초의 방송통신위성을 발사하게 되는 우리로서는 발사 및 운영에 관한 그들의 경험은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멕시코는 분명 정보통신분야에 있어서는 미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중남미를석권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그들은 가능하다면 우리와 함께 진출하려는 의사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두 나라간의 협정체결을 계기로 이미지의 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 채비를 갖추어야 하리라고 본다.

<한국전산원기술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