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옴사는 90년대초의 악몽을 떨쳐버리고 지난해에 사상최대의 이익을 기록、 세계제패의 꿈을 꾸고 있다.
로옴은 이번 95년3월마감회계연도결산에서 경상이익이 전년도보다 38%늘어 난 2백30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경상이익에서 로옴 이 기록한 최고액수는 지난 92년3월마감연도결산의 1백46억엔이었다.
로옴의 이같은 기록은 틈새시장공략과 적극적인 경비절감책 덕분이다.
지난 93년중반、 당시 2천5백엔정도였던 로옴의 주가가 개장하자마자 3천4백 엔으로 뛰어올랐다. 로옴의 주가를 치솟게 한 것은 로옴의 첫번째 꿈인 플래시메모리 였다. 로옴이 플래시메모리의 특허로 오는 2000년에는 연간 1백 억엔에 달하는 특허료를 거두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주가가 뛰어올랐다. 플래시메모리를 개발한 것은 로옴이 인수한 미국의 엑셀사로 현재 로옴코퍼 레이션의 산하에 있다.
그러나 로옴의 관심은 제2、 제3의 꿈으로 향하고 있다. "궁극의 메모리"로 일컬어지고 있는 불휘발성 "강유전체메모리"이다. 강유전체메모리는 외부에서 전파를 받으면 코일이 자가발전하기 때문에 전원자체가 필요없다. 이때문 에 기기의 소형화가 더욱더 쉬워져 차세대 휴대정보단말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옴은 우선 불휘발성메모리를 최초로 개발한 미국 램트론으로부터 우선적으로 라이선스제공을 받아 올여름부터 불휘발성메모리의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 다. 이것이 로옴이 계획하고 있는 두번째 꿈이다.
세번째 꿈은 같은 강유전체메모리이면서 로옴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FF램이 다. FF램은 1조회이상의 고쳐쓰기가 가능하고 동작속도는 램트론사의 불휘발 성메모리보다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에서도 히타치、 마쓰시타전 기가 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나 로옴이 먼저 시험제작단계에 이르러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분야에서 후발업체로 처져있던 로옴은 주요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D램에는 관심이 없고 이들 주요업체의 관심 밖인 트랜지스터와 실리콘다이오드의 생산에 주력、 이 분야에서 수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IC분야에서는 ASIC등 주요업체들의 눈길이 닿지않는 틈새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91년 3월마감회계연도결산 당시 로옴은 일대 충격을 받았다. 영업이익 률이 전성기때의 10.4%에서 2.3%로 하락한 것이다.
이때부터 로옴의 구두쇠작전이 시작됐다. 로옴은 우선 채산성이 없는 제품들 을 정리、 기존에 15만종에 이르던 것을 9만종으로 축소했다.
또한 일찍부터 추진한 자회사의 해외이전도 주효해 올해 3월결산에서 연결경 상이익이 전년대비 86%증가한 4백억엔에 달할 전망이다.
93년 6월 로옴은 창업이래 계속 동반자의 길을 걸어온 알파일렉트로닉스공업 과 제휴관계를 청산했다. 로옴은 토지.건물을 상대측에 양도하고 자본관계를 끊었다. 그러나 로옴의 구두쇠작전을 성공시킨 것은 역시 로옴의 전통적인 "동지적 결합"에 있다. 로옴의 사토사장은 아직도 사원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으며 그 자리에서 후지와라전무와 임원회의를 갖는다. 이같은 관행은 임원과 일반사원사이에도 전파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로옴이 운이 좋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로옴의 강운을 불러온 것은 로옴의 힘이다. 로옴의 첫번째 꿈이었던 플래시메모리는 때마침 인수한 엑셀사가 그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플래시메모리에 주목한 기업 은 많았으나 엑셀사의 누계손실액 60억엔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서 로옴이 플래시메모리의 기술을 손에 넣게 됐다.
또한 두번째 꿈인 불휘발성메모리는 미국 램트론사에 로옴이 웨이퍼를 공급 한데다 로옴식의 생산기술을 제공해 상호 신뢰성을 쌓은 결과이다. 이제 로 옴에 남은 것은 이같은 투자에 따른 결실을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시키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