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컨소시엄이 곧탄생한다. 산파역을 맡은 곳은 히타치제작소와 후지쯔로 여기에 도시바.NEC가 적극적으로 가담、 이들 4개사가 실질적으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에는 이들 대형 4개사를 중심으로 부품업체등을 포함한 20여개사와 대학연구기관등 학계에서도 상당수 참여한다. 이들은 오는 5월 정보스토리지연구추진기구 STR 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컨소시엄은 "관을 배제시킨 대규모의 산학공동조직"이란 점에서 우선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보다는 일본이 이번 컨소시엄결성을 계기로 세계HDD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을 얼마나 추격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사 다. STR의 발족에 대한 관련업체들의 관심도는 일단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중순 STR발족과 관련해 사전통보를 받은 40여개업체중 20여개사가 도쿄의 후 지쯔본사에 모였다. 이들중에는 소니、 마쓰시타전기산업、 미네베아、 스미토모특수금속 등 HDD관련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STR준비기구는 일본내에 연구기관을 가진 기업이라면 외국계기업의 참여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원칙아래 일본IBM에도 참여를 요청했다. 이 회사는 아직회 답을 유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퀀텀사의 HDD를 생산하는 기업에는 참여를 요청하지 않았다.
대학에서는 자기디스크관련 기술연구를 추진중인 토후크(동북)대학을 비롯、 도쿄대학、 도쿄공업대학등의 연구진들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STR의 발족은 "이대로는 일본의 HDD산업이 존립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배경 에 깔고 있다. 세계HDD시장에서 일본업체들의 점유율은 10%도 안된다. 대학 에서도 HDD관련 연구인력이 감소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알프스전기나 후지쯔 전기등이 잇달아 HDD사업에서 철수했으며 사실상 현재 남아있는 곳은 STR를 주도하는 4개업체정도다.
이같은 배경에서 발족되는 STR가 미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혀나갈 수 있을 지는 극히 미지수다. 특히 STR와 비슷한 미국업계의 컨소시엄과 비교하면 그 결과는 부정적이다.
미국 HDD업계에는 "내셔널 스토리지 인더스트리 컨소시엄(NSIC)"이라는 기구 가 있다. 여기에는 IBM.휴렛팩커드등의 컴퓨터업체와 코너 페리퍼럴즈、 시게이트등의 HDD전문업체들을 중심으로 30여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대학에서 는 카네기 멜론대학、 캘리포니아대학등 20여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 대학 출신의 박사학위소지자의 수만 따져도 인력이 일본의 10배가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금면에서도 일본이 크게 뒤지고 있다. STR는 연간 1억엔의 자금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미국측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후지쯔의 한 관계자는 "충분한 연구에는 자금이 부족한데 정부에도 자금지원을 요청해 나갈것 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의 기술력차이 및 업체들간의 관계도 무시못할 걸림돌이다. STR는 오는2 000년까지 디스크의 기록밀도에서 1평방인치당 20GB를 달성、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 서겠다는 목표를 내 걸고 있다. 그러나 히타치나 NEC는 현재 2.5인치 형등 소형 HDD의 개발에서 미국업체의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소니와 시케이 트도 차세대 대용량 HDD에서 제휴하고 있다. 미.일의 기술경쟁이란 표현을 무색케하는 상황이다.
이밖에 일본의 경영방식이 HDD특성에 적합한 지도 의문이다. 코너의 한 관계자는 "HDD의 성패에는 시장의 요구에 즉각 대응하는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며 일본업체들의 기민성문제를 간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일본HDD업체들이 한발 앞선 미국업계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기술력뿐만이 아니라 경영면에서의 혁신도 불가결할 것으로 보인다.
<신기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