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는 제2 시외전화 사업자인 데이콤이 지난주 시외전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00년까지 총 9천4백7 9억원을 시외전화망과 기간시설에 투자하고 시외전화사업에 종사하는 인력도 1천1백98명으로 증원하여 시장점유율을 96년 10%에서 2000년에는 22%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한다.
이러한 목표를 원활히 달성하기 위하여 데이콤은 선발주자인 한국통신의 시외요금체계보다 10% 할인요금을 적용하는 것을 비롯하여 시외전화 식별번호 접속통화료, 공중전화 공동이용, 공동통화정지제도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콤의 주장은 후발주자인 데이콤이 경쟁력을 얻기까지 어느 정도 보호육성되어야 통신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편 데이콤의 주장에 대하여 한국통신은 대체로 두가지 이유를 들어 이에반대하고 있다. 첫째로 데이콤이 시외전화 사업진입을 허가받은 유일한 기업 이라는 특혜위에 다시 요금특혜 등과 같은 요구가 수용되면 특정 민간기업에 2중의 특혜를 부여하게 된다는 점이다. 둘째로 이러한 요구의 수용이 선례가 되어 장차 통신시장 개방때 외국기업에도 같은 혜택을 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측의 주장이 서로 상반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각 사업자의 입장 에서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어느 한편의 양보가 있어야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양보를 한 측에서 우려해 온 점이 그대로 문제점으로 드러나게 되어 국내 통신산업 발전에 저해요 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일방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하기보다는 쌍방의 상반된 의견들 을 슬기롭게 조정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하여 쌍방은 자사의 이익 위주의 일방적 주장에서 한걸음씩 물러나 상대방에서 제시한 의견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려는 자세변화가 필요하며 단점이 부각되지않는 조정안이 도출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바람직한 조정안의 도출이 국내통신 사업체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통신산업 발전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하여 쌍방의 협의과정에 반영되어야 할 기본정신 세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로 정보 통신부가 제2이동통신 사업자나 제2시외전화사업자 등을 선정하여 육성하고 자 하는 근본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점이다. 장차 통신시장이 개방되었을때국내 통신시장이 거대한 외국기업들의 독무대가 되지않도록 국내 참여업체들 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하여 제2사업자를 선정하여육성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무리한 특혜요구나 일방적인 반대는 자제해야 하며 건전한 경쟁력을 배양하기 위하여 국익을 바탕으로 조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어느 한쪽의 단기적인 이익만을 극단적으로 강조하기보다는 두 사업자의 이익의 합이 최대가 되고 국내 통신산업의 경쟁력을 배양하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도출 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두 사업자의 고객은 국민이라는 점이다. 고객위주의 사업방침이 고객 으로부터 신뢰를 받듯이 시외전화사업도 국민편의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향 으로 추진되어야 국민의 지원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국민편의라는 관점을 외면하게 되면 건전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며, 자생력있는 성장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시외전화 식별번호나 공중전화의 공동 이용 등은 국민편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로 국내 통신시장의 확대발전을 유도하는 내용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시외전화식별번호체계의 조정과 같은 일은 제3의 시외전화 사업자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하여야 함은 물론 국제통화와 기존 특수번호의 확대 가능성도함 께 고려되어야 한다. 현재의 여건에서 파이를 가르는 식의 결정보다는 장기 간을 내다보는 안목으로 바람직한 성장을 유도하는 내용으로 결정되어야 할것이다. 데이콤과 한국통신이 이러한 기본정신을 충분히 살리고 쌍방의 의견을 조화 시킨 합의점을 도출함으로써 시외전화사업 나아가서 통신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발전이 이루어 지리라고 믿는다. 쌍방간의 합의 노력과 정보통신부의 중립적 위치에서의 중재를 바탕으로 국내 통신산업이 건전하게 육성되고 다가올 통신시장 개방에 만전을 기하는 조정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