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CD롬 타이틀 경쟁력 살리자

올들어 컴퓨터업계에 멀티미디어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면서 CD롬타이틀이 크게 각광을 받고있다.

지난 한햇동안 7만2천대수준에 지나지 않던 멀티미디어PC수요가 올1.4분기동안에만 22만대에 달할 정도로 급속히 신장하고 있고、 CD롬드라이브의 단품 판매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 지난해 20만대수준에서 올해는 60만대에 이를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CD롬하드웨어의 보급이 날로 확대되면서 상대 적으로 타이틀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올연말까지 국내 CD롬타이틀 시장규모는 2백억원에서 5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오는 96년에는 그 규모가 올해보다 2배이상 성장할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기대가 높은 만큼、 현재 이 시장에 뛰어든 업체도 줄잡아 60여개를 웃돌고 있고、 국내에서 개발된 타이틀도 이미 2백여종을 넘어섰다.

그러나 참여업체들 대부분이 충분한 사전준비없이 CD롬타이틀사업에 뛰어 들어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이같은 양산형태가 외국제품과 비교가 되면서 외제 선택을 부추기는 결과가 빚어지고 있다.

현재 CD롬타이틀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멀티미디어업체가 늘어나고 있으나 이로써 수익을 올리고 있는 곳은 일부 게임수입업체와 교육용타이틀 개발업체 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적자경영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타이틀시장 을 주도하고 있는 제품도 학생들이 즐겨찾는 "게임"과 눈요기감에 불과한 성인물 에 편중되어 있다.

따라서 국내 CD롬타이틀시장규모는 하드웨어의 판매신장에 따라 급속도로 신장하고 있으나 그 속사정은 크게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CD롬타이틀산업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순발력있는 중소 타이 틀개발업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소 타이틀업체가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CD롬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기업들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는게관련업계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몇몇 대기업이 중소타이틀업체에 개발비를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한 타이틀당 지원금액이 5천만~1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같은 개발비로는 현재 한 타이틀당 최소한 5억원이상이 투자되는 외국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작품을 기대 하기는 어렵다.

이와함께 CD롬타이틀분야에 뛰어든 대기업이나 중소업체들 모두가 좁은 내수 시장을 바라보기 보다는 수출에 눈을돌려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사업은 현지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뛰어들 경우 성공할 확률이 적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지만 우리 나름대로의 제품개발 능력을 갖추어 타이틀을 개발하면 수출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

아울러 CD롬타이틀 관련인력의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의 개편과 함께 기존 인력의 재교육을 위한 전문교육기관의 설립이 요구되고 있다. 많은 멀티미디어 업체들이 CD롬타이틀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나 정작 타이틀개발을 위한 인력구성은 영세성을 면치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 타이틀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개발실의 구성인력은 대체로 5~20명에 불과하다.

이런 문제점외에도 시급히 해결되어야할 것은 CD롬타이틀의 유통질서를 회복 하는 일이다. 무질서한 유통질서를 바로 잡지 않고서는 국내 CD롬타이틀산업 은 제대로 육성될 수 없다.

이밖에도 현재 법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CD롬타이틀에 대한 제도적인 정비역시 하루빨리 마무리되어야 한다. 제도적인 정비가 빠른 시일내에 끝나야만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CD롬타이틀에 대한 부가세와 불합리한 내용의심의문제 등이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대책을 세우더라도 타이틀개발업체 스스로가 역량을 키우고 가꾸어 나가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CD롬타이틀개발업체들이 "모든 타이틀을 모두 개발하겠다"는 백화점식 개발전략보다는、 외국제품들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먼저 한분야에서 전문성을 살리는 것도 한 방편이 될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