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자업계 인력대책 급하다

전자업계에 심각한 인력난이 우려되고 있다.

그동안 만성적인 인력난으로 몸살을 앓아온 전국의 주요공단내 전자업체들은 오는 6월 치러질 4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많은 인력이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인력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한다.최근 수출호조에다 내수경기까지 호황이어서 당장 생산라인등에 투입해야 할 인력 확보에 온 정력을 쏟아야할 시점에서 그나마 남아있는 인력을 관리 해야하니 전자업체들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이러다가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생산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까 걱정된다. 최근 통산산업부가 반월공단등 전국 6개 공단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이들 공단내 입주 중소기업 인력부족률이 최고 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기업이 구하는 인력을 일자리를 찾는 인력으로 나눈 구인배율도 전자업체들이 많이 입주해 있는 중부지역공단(구미전자공업단지)이 13.8、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이 4.7등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이는 전자공업진흥회가 최근 1백6개 전자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업체에만 현재 생산직 3만9천명등 총 5만4천명정도의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쉽게말해 삼성전자 와 비슷한 거대기업 하나가 인력이 없어 공장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게다가 올해에도 이들 업체에서 6만7천여명이상의 신규 인력을 충원해 야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공급인력이 많은 것도 아니다.현재 실업률이 2.4%로 사실상 완전고용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이다.전자업종이 비록 3D업종은 아니지만 이제 공장에 와서 일하겠다는 젊은이는 찾아보기 힘든 형편이어서 자칫 극심한 인력 파동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의 인력파동은 그동안 수출및 내수 경기가 지속적인 활황세를 보일 때는 늘 있어왔던 것이어서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특히 본격적인 선거철 에는 어느정도 인력파동은 예측되었던 상황이다. 하지만 요즘의 인력부족 현상은 전자업체들이 거의 자동화를 구축한 상태에서 나타난 수치여서 종전과는 다른 심각한 상황으로 우려된다.

통산부나 전자공업진흥회가 인력상황을 조사한 시점이 3월이다.지표상 3월중 의 상황이 이런 정도이니 생산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해진 4월과 이달엔 그 상태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지자체장 선거운동이 본궤도에 접어들 5월에는 인력이탈현상이 더욱 높아질 전망인데 특별한 기술이 없는 노무자나 지방소재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대거 선거운동에 동원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어렵고 힘든 산업현장보다 는 일당이 높은 선거운동에 유혹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게다가 기존 전자유통업체들의 다점포화및 사업다각화 전략과 대기업들의 유 통업 진출등으로 심화되고 있는 유통업종의 고용증대도 제조인력의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컴퓨터관련 유통업체들이 엔지니어링 영업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구하기 어려운 경 력자들을 대체할 인물로 제조업체 기술직종사자들을 영입 대상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이런 징후들이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 요즘들어 주요공단의 생산직 과 일부 기술직의 이직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당국이나 기업들이 적절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그나마 남아있는 산업현장 인력의 이탈현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완전고용에 육박할 정도로 낮아진 실업률이 제조업체 중심의 고용흡수가 아니라 서비스업종에 의해 이루어졌고상대적으로 열악한 노동환경을 지닌 중소업체 취업기피현상이 심한 상황에서 기존 산업인력마저 선거인력이나 서비스업종으로 유출된다면 경제전반의 주름살을 가져올게 뻔하다.

따라서 전자업체들은 공급인력 부족만 탓할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근로자들 의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근로환경개선등 적극적인 유인책을 강구할 필요 가 있다.관련부처도 선거에 따른 산업현장의 인력유출의 최소화를 위해 각종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전자산업에 대한 병역특례조치와 외국인 연수인력의 공급확대와 이들 인력의 지방소재 중소업체에 대한 우선 배정등이 강구될수 있는 조치로 생각해 볼수있으며 전자전문직종에 대한 구인 구직창구역할 강화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야할 것이다.

또 중.장기적대책으로는 교육제도와 연계시킨 전자분야 전문인력의 양성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선거과열방지생산직 근로자우 산업현장 이탈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도 지켜야 하며 생산 업계는 근로자의 이탈방지를 위한 근로조건 개선 노력이있어야 할것이며 유통분야는 자체인력양성으로 대응하는 등 총체적인 노력이있어야할 것이다.